1. 노인들에게 생기는 병은 엄밀히 병이기 보다는 노화현상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정상적으로 열심히 살아 왔던 분들은 , 인지기능이 떨어져 혼미 한 중에도,
타인에 대한 배려나 애정이 남아 있어 주변 사람들을 감동케 합니다.
70이 넘도록 택시 기사를 하다가, 효성스러운 자녀들의 만류를 부리치고 혼자 지내겠다고 선언 하셨으나,
지병인 당뇨가 심해지고, 골절을 입으신후 정신기능이 급격히 나빠지셨습니다.
헛말을 중얼거리고 거의 눈을 감고 지내시는데, 딸이 면회 와서 눈물반, 어리광 반 아버지에게 말을시킵니다.
회진 중에 실눈을 뜨고 저를 잠시 바라 보더니 딸에게,
- 이 선생님 아파
-아버지, 이렇게 건강 하신데 무슨 말이에요
저, 울컥 합니다. 요즈음, 겉보기와 달리 자주 아프고 골골 하는 중입니다.
- 어떻게 아셨어요?
- 보면 알아, 다시 눈을 감으십니다.
2. 요즈음은 거의 사지 않지만, 주말 수덕사의 기념품 가게에서 결국 ,-버릇처럼- 책하나 골랐습니다.
일본인이며 미얀마와 티벳에서 수행하는 스님의 , 글 중 한 에피소드.
.70도 후반에 가까운 한 여인이, 자식들과 사이가 나빠 홀로 살게 되었는데,
이 불행한 사태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당장이라도 죽겠다는 결심으로 스님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녀는 냉정한 어머니로부터 버림받는 느낌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끊임없이 자식으로 부터 사랑을 얻고 확인하려는, 자신의 문제임을 깨닫습니다.
이후로 그녀는 다정하고 헌신적인 자신의 성품을 -자신이 사랑 받는 것이 아닌- 남을 위해 사용합니다.
활기차게 봉사 활동을 하고 동네 사람의 밭일을 거들며 아이들과 놀아줍니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여,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3. 지난 주 부터 드라마 기억을 몰아 보고 있습니다. 몇 년내, 최고의 수작이라고 단언해도 좋습니다.
알쯔하이머에 걸린, 로펌 변호사가, 꺼져가는 기억의 한시적인 삶에서, 일상의 기억들은 상실해 가는 반면에
그가 회피했던 씻을수 없는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 스포트라이트가 집중하는 것 처럼,
놓치거나 무심히 지나쳤던 단서들이 환하게 들어 나면서, 저절로 굴러 가는 것 처럼, 사건들을 해결해 나갑니다.
주인공의 연기는 - 기억이 사라지는 순간이나, 절망앞에 절규하는- 압권이며
선량하고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비록 현실과 다르다해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노력을 한다해도 할수 있는 일 보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점차 더 많아 질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중요하지 않는 일에 대한 집착은 놓기가 쉬울 것 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분명 해질 것입니다.
빛이 사라진 이후에 비로소 빛을 발하는 인광 燐光 처럼,
어두어지는 하늘에 남은 빛이 더욱 찬란 한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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