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씨가 보통학교 오학년 쯤 되었을 때,
마을의 시냇가에 있는 자갈을 채취하는 근로 사업이 있었답니다.
푼돈이라도 벌려고 어머니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같이 가서 도왔답니다.
모은 자갈을 면에서 수거하여 그 임금이 나오는데 몇개월이 걸렸는데,
어린 인숙씨는 농민들이 오늘 내일 배를 곯는데, 바로 임금을 지급 해 달라고 항의하여 어른들이 그 당돌함에 놀랐답니다.
일제 강점기에 보통학교에서 언문( 한글)을 가르치지 않아 몇명이서 따로 모여 공부를 했는데,
아버지가 동네에 사시던 춘원선생님에게 가서 공부 할 생각이 없냐 하셨답니다.
그저 하늘 같이 높은 분인줄 알았는데 그분 한테 공부를 배운 다는 일이 꿈만 같았답니다.
마을의 다른 소년 둘( 그 중 하나가 나중에 한보회사를 차렸던 정씨집안 이었답니다. 그 이야기도 자세히 해주셨는데 생략합니다)
과 함께 처음에는 영어를 배우려 헀는데 이런 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참 행복했었답니다.
선생님은 금강산( 무슨 절인가) 에서 좌선을 배우셨다는데 몇 시간이고 꼼짝 안하시는것을 신기 해 하니,
웃으시면서 " 나도 고생하면서 배운거야" 하셨답니다.
방안에 같은 모양의 책( 옛날 책들은 검은 두터운 헝겊을 씌운 표지에 끈으로 묶는 식입니다)이 가득쌓여 있어서
어린 인숙씨는 농담으로 " 선생님은 왠 똑같은 책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계셔요?" 했더니
" 장사 하려고 그런다 "웃으셨답니다
한번은 길을 가는데 지나던 스님이 고개를 홱 돌려 저를 쳐다 보기에 불쾌해 했더니
" 하고 싶은 것을 숨기지 않고 마음에 걸리지도 않고 하는 것도 부처님 마음이다 " 고 가르쳐 주셨답니다.
밤에 불러내어 내 손을 친히 잡으시고 하늘의 별을 가르키며 저것이 七星이다
제가 별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일요일에는 공부하러 가지 않고 집안일을 하는데, 아드님이신 영근군( 저보다 서넛 아래) 이 쪽지를 가져 왔는데
" 배우는 사람에게는 휴일이 없다" 고 써있었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저를 기쁘게 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영원 ( Infinity)라고 이름 붙인 오래전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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