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숲 화실에 처음 간 것이 2007년 여름이었습니다.
이전에 인터넷 동호회부터 시작 되어 숲에 연을 맺은 이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저도 어느듯 고참이 되어 버렸습니다.
숲 생활의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이들을 보는 일입니다.
세상이 다 삭막하고 꿈이 없으며 경제 논리, 물질 만능적으로 돌아 가는 것 같아 절망하다가도
이 아이들을 보면 여전히 인간은 정신적 유희를 즐기며 무엇보다도 예술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희망을 봅니다.
성공을 위해 판에 박은 모습으로 남들 가는 길만 쫓아가야 한다는 강박으로 부터 일탈 한다 해도...
그리 어리석고 현실을 모르는 아웃사이더로 취급 받지 않아 좋습니다.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이 분명하신 숲 주인의 철학과 고집으로
소위 말하는 입시를 위한 교육이 전혀 없었음에도 숲의 아이들은 멋진 예술가들로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학교에서 더욱 잘 적응하고 인정을 받는다 합니다.
연필이나 먹등 모노크롬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색조가 주는 바이어스로 인해 자칫 놓치기 쉬운 형태의 본질을 표현 할 수 있습니다.
무심한 듯한 드로잉으로도 독특한 아름다움이 창조 됩니다.
흘림, 콜라쥬 ,우연한 형태의 등장, 사물에 대한 호기심은 자기자신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집니다.
작가의 앞에 켜둔 촛 불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내면의 다른 세계에 옮겨다 놓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이 밝고 명랑합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작품의 주제가 무겁고 어두우며 공격적이고 원시적인 충동을 느끼게 하는 그로테스크한 그림이 유행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심층의 정신세계를 감지 하고 표현 하는 것이 그 어떤 것이라도 자유롭게 예술 활동에서 허용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자연히 드러 나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으며
아이들이 예술을 광기와 혼동하고 흉내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물질의 성질을 자유롭게 이용하여( 놀면서) 표현의 다양성을 익히는 것이, 숲의 교육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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