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나는 왜 내가 될 수 있는가*

torana3 2015. 5. 15. 09:43

* 셀리 케이건 예일대 교수의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다섯번째 챕터의 제목입니다.

 

 

직장에 다닐때는 나를 규정하는 일이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처럼 출근하고, 야간 근무자로부터 리포트 받고 회의 하고 회진하고 오더 하며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처리 합니다.

다음날, 얼마간의 공백이후로, 주변 사람들이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일깨워 주고, 아직

기억에 남아 있는 내 사고와 행동을 비슷한 패턴으로 다시 실행하며, 나의 정체성을 이어갑니다.

 

샐리 케이건은 죽음 이후의 나의 존재가 가능한지를 규명하기 위해

' 다른 두 시점에서 두사람이 동일인인가- .

육체적 관점, 영혼의 관점, 인격의 관점으로 나누어 시간에 따른 인간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규명하려고 합니다.

 

매일, 매시간 매분, 나라는 존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가

 

직장을 그만 두고 , 나름대로 타임 테이블을 만들어 규칙적으로 지내고 있지마는,

그 대부분이 순전한 나의 의지, 내 의식의 흐름입니다.

처음에는 의식 하지 못했습니다.

 

내 마음의 질료質料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마치 하루의 빛과 공기와 같습니다. 어두움이 서서히 사라지고 아침의 찬기운이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갑자기 중간에 서늘해지고

창밖의 나무를 계속 흔드는 바람이 되기도 합니다. 향기로운 냄새와 새소리를 담을 때도 있지만, 비행기 소음, 윗층의 공사하는 망치소리,

말리기 어려운 아이들의 뜀박질, 초인종소리, 햇빛은 거실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천천히 훑어 비추다가 마침내 사라집니다.

마음도 그러합니다. 때로는 평온하며 작은 자극으로 갑자기 불쾌해지고 한참을 그리 하다가 다시 웃고 사라지고...

그러나 잠시도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그 모든 총체가 바로 나자신입니다.

그 마음에 나의 정체성을 안착 시켰을 때, 마치 , 먼 육지를, 등대를 찾아 헤메이며 파도에 출렁거리는 항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처럼, 평온 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 계속해서 새로운 기억이 등장하고 과거의 기억이 사라진다. .. 새로운 믿음이 등장하면서 과거의 믿음은 사라진다.

처음 부터 끝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믿음, 욕망, 목표는 거의 없다.

그래도 올바른 형태의 중복 및 연속의 패턴이 이어지는 한 우리는 동일한 인격을 유지 할 수 있다.

... 특정한 믿음, 욕망, 기억을 잃어 버렸다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남들이 정해주는 모습을, 나는 객석에 놔두고 나의 모습을 투영한 영상을 보는 것 처럼, 그것이 나인 줄 알고 좇으며 살아 왔습니다.

그리 살아서는 결코 깊은 안식을 얻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들고 있는 시간 동안... 꽤 오래 ... 비교적 흔들리지 않게  내가 나라는 인식을 유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