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낚이는 헤드라인을 골라봅니다, 핫핫..
10 년전 개인 의원을 하고 있을 때, 그리 바쁘지도 않아 일과중에 잠깐 짬을 내어 이웃에 있는 치과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잠깐 드는 생각이 치과 의사가 부러웠습니다.
갖가지 필요한 도구를 늘어 놓고 별 고민 없이 확실한 시술을 하여 치통이라는 자각 증세를 없애주는 기술이
전문가인 의사로 부터 사람들이 원하는 도움일겁니다.
정신과 의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마음의 병이 어느 것보다도 고통스러우며 의료적 해결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격렬하게 고통을 쏟아 놓은 초반, 혼동의 시기 가 지나면, 의사나 환자나, 약 처방 외에는 더 큰 기대 없는 습관적인 만남으로 이어져 버립니다.
의사라고 완벽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중 비슷한 갈등을 다시 겪게 되고, 원망이 의사에게 옮겨져 분풀이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아, 초년 시절, 위풍당당한, 도통한 듯 보이는, 권위적이며, 그저 얼굴만 보아도 마음이 편해진다는,
할! 하고 주장자를 내리치는 듯 그냥 내 뱉는 듯 쉬운 말로 불안과 혼동을 일시에 제압해버리는 전설의 선배들을 얼마나 닮고 싶었던가...
로맨스 소설을 아무리 많이 본다고해도 실전의 연애가 쉽지는 않은 것 처럼, 교과서의 이론을 적용하는 일도 매번 실패 합니다.
육체적 질환을 다루는 다른 의사들처럼 눈에 보이는, 또는 이학적 검사상의 드라마틱한 변화도 기대 할 수 없으며,
헌신적인 사랑과 봉사는 성직자들의 흉내내기조차 인정 받기 어렵습니다.
상심이나 현실의 문제 대한 조언은 시장이나 거리에서 보통사람들이 너스레나, 농담처럼 던지는, 연륜있는
위로를 따라 갈 수도 없습니다. 이래저래 정신과 의사에 대한 이미지는 희화화 되거나, 다른 문화 현상의 들러리 밖에는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의학의 다른 분야 역시 첨단의 과학이 도입되면서 이전에 사람이 하던 신성한 기술을, 기계가 더욱 정확하게 해결해줍니다.
그래도 내과나 외과 전공의 의사들은 모든 증거와 정보를 취합하고 판단하여 결정을 내리는
오히려 세련되고 미래적 모습으로 더해져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과의사를 찾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인간관계입니다.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 주며 비판하지 않는 강인한 완충의 역활을 해주리라 는 그러한 신비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겁니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SNS 등 첨단의 디지털 필드에서 의사도 별볼일 없는 인간이며 편견을 가지고 있고 무한정 인내심을 발휘 할 수 있는
초인적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취미가무언가, 과거에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는가, 어느 강연에서 전혀 다른 의견을 주장 하지 않았는가...
요즈음은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상에서 맞춤형식의 디지털 상대를 제공하여 라이프 코치를 해주는 서비스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영화 Her 에서 처럼)
동영상이나 멋진 그래픽 화면으로 마술적이며 흥미로운 관심을 끕니다.
저처럼 구닥다리 ,올드패션드, 권위를 연출하기 어려워, 신비감이 벗겨진 정신과 의사는 설 자리가 어디인가..
그러나 이런 기술이 - 다시 생각해 보면 - 도움도 많이 된답니다. 우선 리얼한 현실을 다룰 수 있습니다.
가식이 아닌, 진솔한 면을 대하면서 신뢰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투명한 인간관계를 경험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 지속적이며 미세하게 주고받는 교감, 사적인대화가 가능한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가 제공 됩니다.
혼란 스러운 삶에 대해 이해하고 들어 주며 위로하며 도움을 주는 사려깊은 인간은 인터넷 상에서는 만날 수 없답니다.
미숙한 의사 시절, 아직 정신치료의 수련기에 환자로 부터 들었던 평가입니다.
' 선생님은 엉성한 한국식 돌담 같아요, 외국의 빈틈없는 고딕식 건물과 다른."
반듯한 건축물의 풍경 그림도 잘 안됩니다.
어제는 모눈 종이에 놓고 시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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