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어른들이 "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말을 했습니다.
박완서님의 자전적 소설에서도 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일은 안하고 방안에서, 소설책이나 보고 뒹글거리는것에 대한 경계하는 의도라고 지금까지 생각해 왔지만,
요즈음, 이야기라는 것이 현실에 동떨어진, 경제적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몽상, 인생의 고난과 비참함 조차도 미화 시키는 ,
특히 권선징악과 같은 설화적 논리가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를 맹신하다 보면, 가난해지기 딱 알맞다는 것이 더 타당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야기를 좋아 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 이야기를 만들지는 않으셨지만, 당신이 겪은 일이나 세상사에 대해서 살을 붙여 마치 픽션처럼 들려 주시고
책이나 만화를 아주 실감나고 재미있게 꾸며 읽어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곁에 누워, 이야기를 듣던 그 어린 날들이, ,,내 정신의 한켠에, .. 아직 어슴푸레 보입니다.
자라면서 연극놀이를 즐겼습니다. 가까이 살던 사촌 형제들과도, 또는 혼자서
영화를 보고 온 날이면 그 이야기 전체를 복기하면서, 놀았고,
조금 자라서는 여성잡지 같은 것을 보면서 거기에 나오는 사진과 화보를 마치 하나의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로
책 한권을 가지고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었으며,
중고등학교 다닐 때 3-40분 걸리는 등교길에, 거리를 무대로, 지나가는 사람을 배역으로, 이야기를 꾸미며 그렇게 다녔습니다.
그렇다고 작가가 될 만큼의 재능은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아, 꿈조차 꾸지 도 못하고 이과전공을 목표로 입시준비를 했습니다.
여학교 때 정말 글을 잘 쓰는 내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실제 알고 지내지는않았더라도 , 양귀자나, 은희경 같은 여류작가가 여학교 선배들인 것이 자랑 스럽습니다...
신경숙 작가는 제 고향 가까이 출신입니다( 별, 연관을 다..)
주말에 본 영화 둘. 제가 좋아하는 플롯입니다.
1. 런치박스.
인도 영화입니다. 젊은 주부인 일라는, 딸을 보살피며 학교에 보내면 남편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해서 배달꾼을 통해 보내는 것이 하루의 일과입니다.
대화의 상대는- 끝까지 목소리만 나오는- 아파트의 윗층에 사는 아주머니 뿐으로, 요리의 레서피와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주고 받습니다.
어느날, 도시락이 다른 사람에게 잘못 배달이 갑니다. 정성껏 만든 도시락에 아무 감흥이 없는 남편과는 달리, 맛을 섬세하게 평가해주는 메모를 보내주는 그 상대는
상처 후 누구에게도 마음을 닫고 사는 은퇴를 앞둔 회계사이며, 그 역시 당연히 도시락이 그가 주문한 식당에서 배달되오는 것으로 압니다.
무미건조한 체바퀴 처럼 살던 두사람은, 메모를 통해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별일이 아니었던 사건들도, 진심으로 듣고 위로하고 낄낄거립니다.
그들이 일종의 사랑을 하게 되었다해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만나 결합하는 일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둘 다, 현재로 부터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하게되는데
그들의 감정적, 노출과 인간관계의 성숙의 과정이 전개됩니다.
인도의 영화 답게, 삶의 철학이 시사됩니다. 윗층의 여자는 수십년 식물인간의 상태로 침대에 누워 지내는 남편이 오직, 천정에 매달린 팬이 돌아가는 것만 반응 하면서
심 박동이 움직이기 때문에 정전을 대비하여 발전기까지 돌리며 팬을 정지 시키지 않고, 남편의 곁을 지킵니다. 이 에피소드에 대해
두 남녀는 대부분의 삶이, 단지, 그 기계적 반복에 매달리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층의 여자는, 먼지 낀 팬을 닦았다고 말합니다.
팬이 돌아가고 있는 채로.
또 한가지. "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2. 비밀과 거짓말
세번째 보는 것일겁니다.
사생아 딸 하나를 데리고 살아가는 여자는, 만사 불안하고, 창피하며, 마음이 여린 사진사 남동생이나, 환경미화원으로 그날의 일상 밖에 미래가 없는 딸에게 조차
소외되고 구박을 받으며 구차하게 살아 갑니다. 어느날, 기억조차도 못하는, 어느 흑인 남자와의 관계에서 태어나 , 낳자마자 버려져 입양된 딸이 생모라고 자신을 찾아 옵니다. 남이 알까 두렵기만 한 그 사건이, 그러나, 만날수록, 너무나 따뜻하고 자상한, 잘 자란 그 딸에게 위안을 받고 자부심까지 갖게 됩니다. 사진사인 동생이, 누나에 대한 연민으로 조카의 생일 파티를 마련하는 자리에, 자신의 흑인 딸을 데리고 갑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모두에게 밝혀진 그 비밀을,
식구들은 자신들의 아픔을 또한 노출 하면서, 잠시.. 서로의 마음을위로하고 행복해집니다.
이야기라는 것이 단지 허구일까요,
아마 저는 그 이야기들을 현실에 대입하다가 멍청하게 속고 배신을 당할 지라도,
그 이야기들로 인하여, 죽는 날 까지 위안을 얻고 살아갈 힘이 될 거라고 ... 생각합니다.
숲의 주인은 길가에 버려진 어떤 물건이라도, 작품의 재료에 대한 영감을 떠오르게 하려는 목적으로 들고 들어 오십니다. 한번은 공사 현장의 실내 마감재 판넬을 들고 오셨는데, 별로 쓰는 애들이 없어 구석에 쳐박혀 있다가, 제가, 빌라보르헤스의 청동상을 큰 사이즈로 조각해보고 싶었던 차에 뒷면에 판화를 해봅니다만, 그 재료가 호흡기에 나쁠것 같아, 실제로 기침이 계속나와 중단한... 작품입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서구의 젊은 여성에게는 아주 중요한 섹스에 관한 이슈를 피력합니다.
그녀가 이국의 땅에서 연인을 만드는 관계를 다시 하게 될 것인가에 관한.
그녀의 결론입니다.
" 고독의 주변을 맴돌아 보아라 지도를 만들어 떠나지 말고 . 그 곁에서,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여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 더이상은
네 갈망을 해결하려는 스크래칭 포스트( 고양이가 기어오르도록, 만들어진 장난감 기둥)로 쓰기위해 다른 사람의 몸이나 감정을 끌어들이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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