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뮤지움 아워스 Museum Hours

torana3 2014. 3. 4. 09:31

의미있는 인물은 세사람입니다.

 

1.캐나다에서 친구일을 도와 스산한 삶을 살던 앤은 그나마도 어렵게 되었던 차에

빈의 사촌언니가 병원에 혼수상태로 입원해 있는데, 병원에서 연고자를 찾던 중 주소록에서 이름이 발견되어 연락을 받게 됩니다.

절절한 감정을 공유해야하는 가족도 아니며 단지 어려서의 같이 놀았던 추억만이 존재하는 사촌을 찾아,

별 기대나 뚜렷한 목적도 없이 오스트리아의 빈에 오게 됩니다.

낯선 도시, 좁은 싸구려 숙소, 병원에 가봐야 의식이 없는 환자 옆에서 굳이 할일도 없습니다.

이러한 이방인이 들를 곳은, 대개는 뮤지움입니다.

그림을 보는 것도 내키지 않아 어수선하게, 도시 지도를 펼쳐들고  홀의 창가에서 망연히 있는 것을...

 

2. 뮤지움의 여러 안내원 중의 하나인 요한은, 은퇴 후에 이곳에서 일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합니다.

갤러리들의 행태를 살피는것, 볼때마다 달라지는 작품들, 새롭게 발견되는 그림속의 장면들,

그 안에서   이야기를 꾸미면서 독백을 즐기고 퇴근 후에는 혼자만의 생활을 보내나, 명랑하고 따듯한 사람입니다.

그가 앤을 도와주고 말동무가 됩니다. 같이 병원에 찾아가주고, 갤러리의 그림들을 감상합니다.

빈의 거리, 선술집, 공장지대, 요금을 내지 않는 장소들을 전전하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둘은 그림에 대한 어떠한 사전 지식도 없으면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감상하고 의견들을 말합니다.

엄밀히는 자기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3. 전문적인 미술비평가가 (이름이?) 갤러리들에게 그림을 설명합니다. 부리겔의 작품을.

- 실은 영화를 보기전에 식사를 했고,영화의 진행 속도가  너무도 느리기 때문에 좀 졸았습니다.

아주 중요한 장면인데,놓쳐서 나중에 다시 확인해 보고 싶은 신입니다-

그녀의 해석에 대해 갤러리 중의 한 사람이 - 일반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지식을 갖고 있던-이의를 제기하자,

그녀는, 자신의 관점은 그렇다고,조용히 , 그러나  단호하게 말합니다.

 

브뤼겔의 작품에 나오는 세상의 구석구석의 풍경들을 빈의 현대적 도시의 풍경과 일치시켜가는 정교한 구성도 좋았고,

앤과 요한의 지속되는 우정의 끝에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이룬것, 변화된 것이 없으나,

앤은 막혀있던 감정이 자연 스럽게 살아나고, 사촌의 죽음에 대해서,  적절한 애도반응으로 마음의 정화를 하게 되는 스토리도 마음에 듭니다.

 

정신치료가 지향하는 방식도 그러합니다.

잠자코 들어주고,가볍게 위로하며,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감정의 교류, 그러한 과정을 공유한 후에 이루어지는 카타르시스.

 

 

 

저는 일부러 전시를 찾아가지는 않습니다만, 여행중에 뮤지움을 들르는것은 중요한 코스로 일정을 잡습니다.

도쿄의 우에노미술관에서 40호 사이즈 쯤 되는 브뤼겔의 그림을 발견 했을 때 , 엄격한 요원의 눈을 피해 몰래 촬영을 하고 흥분 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브뤼겔을 좋아해서 그에대해 공부해보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브뤼겔, 빈의 미술사 박물관... 아 기운도 없는데, 주책 맞게도 하고 싶은 목록이 늘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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