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 아이가 있습니다.
동생이 생겼습니다. 이쁘고 신기하기도 하고 샘이 나기도 합니다.
동생은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같이 노는 것은 즐겁습니다.
어른 들이 모르는, 못하게 말리는 장난을 둘이서 몰래 하기도 하고, 동생이 신기해 하면 으쓱해집니다.
그러다가, 정말, 실수로 나도 모르게 동생을 다치게 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죽을 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무섭고 동생이 무사하기를, 다시는 그런 나쁜 장난은 안하겠다고 맹세합니다.
부모님은 너무나 실망하시고, 나쁜 아이가 아닐까, 두려워 하십니다.
그래서 동생과 다시는 놀지 마라, 사람들이 알면 너를 나쁜사람이라고 잡아 갈 지도 모른다.
꾹 참아야 한다. 밖에 나가지도 말고 방에만 있어라..
동생은 다 잊어 버린 모양입니다. 자꾸 와서 놀자고 보챕니다.
그러나 나는 - 내가 나쁜 아이기 때문에- 피합니다. 그것도 모르는 동생이 참 철이 없고 짜증이 날때도 있습니다.
2. 착하고 영리하고 그렇게 예쁘기만 한 아이가, 동생이 생긴 후로 이상한 행동만 합니다.
무섭고 잔인한 놀이를 즐기고 위험 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동생을 해치지나 않을까, 이상성격으로 자라지는 않을까, 도대체 정상으로 사람들과 어울릴 수는 있을까,
부모 다 모르는 나쁜 본성이 도대체 어디에서 생겼단 말인가,
아이를 가두는 부모는 자신들 조차 고립시킵니다. .
내딸이 그렇게 불행한데 자신들 역시 행복할 권리가 없습니다 . 집안은 온통 슬픔과 우울함으로 가득찹니다.
3. 언니랑 놀고 싶습니다. 언니는 신기한 재주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재미난 이야기도 많이 압니다. 그런데 이제 놀아 주지 않습니다. 화만 내고 방에 틀어 박혀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도 매일 근심 어린 표정으로 집에는 사람들도 오지 않고, 어둡기만 합니다.
할 수 없이 나 혼자 방안에서 뛰어다니고 놉니다. 언니에게 한번씩 가보지만 험악하게만 굽니다.
나는 언니가 좋은데 왜 그렇게 차갑기만 한지, 조금씩 원망 스러울 려고 합니다.
겨울왕국의 플롯에 Sibling Rivalry 를 대입해 보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두 아이는 어른이 되어버리고 더이상 부모가 보호하고 컨트롤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그동안 훈육 받은대로, 착한 아이가 되려 노력 했던 대로 , 숨도 쉴 수 없이 참고 참으려 했지만,
그럴 수록 더욱 강렬해지는 본성이 터져버려, 그간 너무나 두려워 하던 일, 사람들이 괴물로 바라보는 ,
상상만 하던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야 맙니다.
언니는 다시 도망 갑니다. 이제는 다른 누가 강요하는 고립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만든 얼음성으로 숨어 들어가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안에서 자신의 본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Let it go...
동생은. 알고있습니다. 언니가 얼마나 다정하고 멋진사람인지.
언니가 광폭해지는 이유가 자기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하는 언니입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혼자이기를 좋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믿고
언니의 얼음 궁전으로 들어갑니다.
얼음을 녹이는 방법, 아무리 해도 알 수가 없던, 가능하지 않다고 믿어 버렸던 그 방법을 ,
동생을 살려내겠다는 일념으로, 방법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본성이 콘트롤만 잘하면 그렇게 위험 하지않으며 그 에너지로 세상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게다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왜 그렇게 오랜 세월을, 억제만 하고 살아 왔던가,
세상의 편견입니다. 얼음은 차갑다. 생명이 없다. 위험하다, 피해야 한다.
돌도 마찬가지입니다. ( 트롤) 따뜻한 피를 가진 인간보다도, 사랑이 무엇인지, 더 잘 압니다.
그 차가움과 딱딱함으로 인간이 누구나 가지는 원초적인, 사랑의 감정을 더 소중하게 깊이 사색하는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낡은 집으로 이사 온 불편을 감수한 보람이 이제사 나타납니다. 창밖에 까치부부가 부지런히 집을 짓는 것을 종일 볼수 있습니다.
커튼을 젖히고 소파에 누워서 책을 보고 있는데, 벽에 새 그림자가 쉼없이 날라 다닙니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적 가치 (0) | 2014.04.02 |
---|---|
뮤지움 아워스 Museum Hours (0) | 2014.03.04 |
셜리에 관한 모든 것 (0) | 2014.01.21 |
잉마르 베르히만 의 질문 (0) | 2014.01.20 |
맏이 (0) | 2013.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