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를 좋아 합니다.
줄 매고 저녁 산책길에 주인 따라 앞서거니, 열렬히 탐색하는 강아지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가 힘듭니다.
좀 너그러운 주인이 양해 해주는 경우에는 쭈구리고 앉아서 얼르는 행운을 기뻐하기도 합니다만,
성인이 되어서 개를 직접 키워 본 적이 없습니다.
아파트에서 언감생심, 나머지 가족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실은, 제가 무언가 키우는 일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화분도 자주 시들시들 말라 버리고, 애들도, 과한 사랑과 무심함이 멋대로 왔다갔다,
적절한 보살핌에는 영 자신이 없습니다.
어린시절, 고향의 집에서 늘 개 한마리는 이어 가며 키웠습니다.
너무 사나운 놈이라, 줄을 끊고 뛰어나가기 일 수, 동네 아이들 물어 놓고,
아버지가 한 아이 병원 데리고 가 치료하고 오시면 다른 애 물어 놓아 없애 버릴 수 밖에 없었던 흰둥이나,
중학교 일학년 때 먼 거리 통학하는 친구가 자기 집에 데리고 가
새로난 새끼 중 한마리 분양해줘 , 먼 길을 안고와서, 고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
오직 나만을 숭배하던 바우도 있었습니다.
전주의 학교로 전근 오시게 된 외숙부의 가족 들과 한 동안 같은 집에 살았었는데,
그 때 키우던 검둥이가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병약하신 숙부의 보신용이 운명이었던) 가던 날,
나보다 더 여성적 감수성을 지녔던 한 살 위 오빠는 접시에서 그 고기 한 점을, 훔쳐다,
꽃밭에 묻어주며 펑펑 울었고, 저는... 옆에서 십자가 만들어 세워 주면서, 둘이 금지된 장난Forbidden Games을 했던 기억도...
사촌네가 한 동네의 깨끗한 양옥을 사서 이사 나가고
살림을 잘하셨던 숙모는 매일 쓸고 닦아 인형집 처럼 예쁘게 꾸미고 살았는데,
그 때 진정한 애완견인 스피츠 한마리를 얻어 키우셨습니다.
당시의 외래종 개들의 흔한 이름 메리(메어리, 숫놈은 쫑- 죤) 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도도하며, 새침 했습니다.
아마 수명을 다하고, 갔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멀리서 친구가 같이 사는 개 Japanese Spitz의 사진을 보내 왔습니다.
그의 시선을 빌어서 사랑하는 이를 바라 봅니다....
....Let your gentle eyes fall upon them like the foregiving peace of the evening over the strife of the day.
Let them see your face, my child, and thus know the meaning of all things; let them love you and thus love each other....
타고르, 기탄잘리, The Child- Angel
... The immotal touch of thy hands my little heart loses its limits in joy and gives birth to utterance ineffable
- Gitanjali 1 R. Tagore
털 잘린 삼손, 마음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