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일이 잦아 집니다.
지금의 아이들에 비하면 많이 자유 롭고, 순전히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먼 데까지 갔다오는 모험을 해도 어른들은 눈치도 못챘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세상일 들에 대해서 우리 끼리만 수근거리고,
천둥 벌거숭이가 부끄럽다는것도 뒤 늦게 알았습니다.
문득 '존재의 기이함'이 느껴져, 소스라쳐 울기도, 가끔 했습니다.
술 래
어린 술래가
세라는 숫자 다 세고
끝 말이 메아리 되어
돌아 올때쯤
조마조마한
키키소리도
꽃잎 날리는 바람 소리에
묻혀버리면
기둥나무 붙들고
빙빙 돌다가
이리 저리 한두 발짝
떼어보다가
혼자 남은 적막함이
낯이 설어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흙이나 파헤치고
하나, 둘 뛰어 나와
기둥나무 찍건 말건 심통 내다가
왁작지껄 수선함에
마음이 놓여
무릎에 얼굴 묻으며
배시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