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고 4-5년을 제외 하면 줄곧 일을 해왔습니다.
그중 대부분이 직장 생활입니다. 큰 병원의 한 파트로 일한 적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중간규모의 전문 병원에서 지낸 기간이 도합 하면 제일 긴것이 제가 적응하기에 적합한 시스템이 아닌가 합니다.
일반적인 다른 병원의 분위기와는 다른 것이,
늘 형광 빛으로 밝고 부산하며 긴박한 호출 , 안내방송, 근심어린 긴장된 표정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세련된 제복의 직원들의 친절하고 세련된 서비스 컴퓨터라이즈 ...
와는 정 반대의, 적막합니다. 어딘지 가라 앉아 있고, 어둡지만 체념해서 잔잔한 표정들.
가끔 흥분하여 과격한 행동들도 있고,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소란 할 때도 있지만, 일이 처리 된 후에는 다시 고요함.
급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어느 조직 보다도, 팀의 정서적인 유대가 중요합니다.
환자들에게는 입원의 일수가 길고 가정처럼, 또는 작은 사회와 같은 생활의 터이므로
마치 가정에서 부모의 불화가 아이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 처럼,
케어하는 사람들의 갈등이나, 불편 부당함이 곧바로 병동의 분위기와 연결 되기 때문에,
소위 ' 치료적 환경' 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아니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시간이 이 직장에서 이며,靜적이며 대화가 많이 오가는 특성 때문인지,
어느 듯 동료라기 보다는 공동사회의 우정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구성원들의 전력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신질환을 케어 하는일은 정통의 메디칼 오리엔티드된 진료행위보다,
' 타인에 연민을 느끼고 공감할 줄 아는,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보통의 사람들' 의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다양한 직종에서 전직하여 합류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 분도 그렇습니다. 전문적인 기술로 큰 회사에서 오랫동안 하던일을 막중한 업무와 조직의 스트레스가 견디기 힘들어, 이직하고,
좀 허술하고 느슨한 이 조직에서 잘 적응 하시는데...얼마전 티 타임에서. 자신의 취미 생활을 자랑 하십니다.
" 한 밤중에 산에 올라가서, 친구들이랑 야 지금이다, 끄자 하면, 동시에 모두 헤드랜턴을 끄고
숨소리를 죽이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그때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의 장관을 바라보는 ... "
별로 버킷리스트를 생각하면서 살고 있지 않지만
- 저는 항상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며 살았다고 생각하는 좀 게으른 낙천주의에 가까우며
언젠가는 세잔과 고호와 마티스의 흔적을 찾아 남불을 여행 하겠다는 소망도, 그저 좀 미뤄지는 것 뿐, 죽기전에 꼭 해야 할 만큼 간절한것은 아니어서
그런데 정말 죽기전에 한번은 ...아 한 밤중에 산 정상에 올라가 그 하늘을 한번 보고싶어집니다.
인공의 빛을 다 죽이고, 사느라고 지어 온 무용한 잡념들도 다 꺼버리고,
혼자서는 할 수 없으므로 동반자를 설득 해야하는 데, 버킷 리스트임을 열심히 강조 해야 겠습니다.
그분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꿈길http://blog.daum.net/dream_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