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박완서님의 추억

torana3 2023. 9. 26. 09:56

대학 신입생 때 문학사상에 연재 된 도시의 흉년을 필두로, 미망과 싱아, 

그리고 첨착의 고통을 토한 한말씀만 하소서 ,  소설과 수필 여행기나 타인이 쓴 평전

아마 대부분 다 읽어 보았을 겁니다. 

직접 알지는 못했지만 대학때 친한 친구의 친구가  박완서의 딸이라고 들었고 

1990년 대 어느날, 전철안에서 무언가 깊이 생각에 잠긴 작가를 보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듯, 찡그린, 감정을 읽기 어려운, 

작은 몸을 거의 웅크리다 시피, 감히 아는체 하기도 어렵게 견고한 그의 세계가 둘러쳐져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나의 어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젤 어린 막내 딸에게 참 많이 들려 주셨습니다.

두터운 장화와 털 코트, 반짝거리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힌  만주 자무스에서 , 성에 사는 중국인의 

식사 초대에 아버지를 따라 가던 그 하얀밤. 아버지가 짐짓 방향이 다른 길로 가는데도 

그저 따라오는 딸에게 , 잘못 된 길로 가면 아버지라도 믿지 말고 왜 그리 가시는지 물어봐야 한다면서 웃으셨답니다.

평북의 정주에서 보통학교를 다녔는데 , 앞자리 앉은 아이가 샘을 내서 연필로 손바닥을 찔러 지금도 그 상처가 남아 있다 보여 주셔습니다.

당시 평안북도 전체에서 단 둘이 합격했다는 경기고녀 에 합격하고. 

조병옥 박사의 딸이 같은 반이었는데 키가 큰게 부러워서 무릎을 굽히고 줄을 섰다는 이야기...

 

박완서님의 책에 나오는 사진들, 똠방한 한복치마, 전쟁으로 어수선한 거리, 여학교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그나이 그시대의 여성에게 감히 보기 어려운 열정 사랑과 성의 묘사가 어머니에게서도 느껴졌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을 옹호하고

성적 묘사 수위가 높은 영화도  나를 데려 가셨지만 중요한 장면에서는 눈을 가리셨습니다. 

불쌍하고 약한 존재에 깊이 사랑하면서도 ,솔직하고,  절제있고 이성적이기도 했던 우리 어머니. 모습을 

박완서 작가에게서 찾으려고 했던 것인가.

 

그의 만년의 수필집에서 

새벽에 일어나 글쓰다가 마당에 나가 잡초를 뽑고 화초를 돌보다가 옛날 생각에 잠기곤 한답니다.

최근의 일이 아니라 어주 먼 어린시절의 기억. 

저도 자주 새벽 잠을 설치고 문득 

나는 지금 어디에 와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본래의 내 모습은?? 

하고 더듬는 날들이 늘어 갑니다.

어제, 색연필
그리고 세벽에 완성한 작업입니다. 수채물감 / 이런 상상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우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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