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곧 그사람이다. - 불이중도不二中道 이말은 나와 너도 될 수 있고 내안의 나역시 해당 됩니다. 우울하고 불안하며 혐오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 모든 나도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몇칠 동안 복잡한 사건들로 인해 혼란 스러운 중에 모두 지나쳐 버리고 붙들고 싶은 말입니다. 추워 졌습니다. 시린 초겨울 하늘에 기러기 떼가 쉴새없이 열을 지어 날아가 엷은 분홍빛으로 동트는 먼 하늘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또 다시 다른 무리들이 끼룩 거리며 머리위를 지나갑니다. 새를 날아 가는 새를 사진으로 포착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연속 촬영이나 마치 끼가 흔들린,ㄴ 순간을 낚아 채는 낚시 꾼 처럼 오랜 무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지난 주말에 짧은 휴가를 다녀 왔습니다. 나의 여행 테마는 사람을 찾아 가는 일입니다. 늦은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오래 같이 살지는 않았던 시부모님은 , 남편으로 인해 친부모님 처럼 익숙합니다. 매번 하는 식으로 손으로 삐죽 자란 풀을 듣어 다듬습니다. 매번 차례 음식을 다로 준비 안하는 건성 며느리라고 하니, 남편은 전날 TV에서 본 리얼리티 쇼의 어느 노인의 말을 들려줍니다. 사람은 항상 세 존재로 되어 다닌다. 그림자와 마음과 실제의 나. 음이 가면 되었지 그런 말인가? 가가이 사는 여든 중반의 집안 가장 큰 어른 시누님을 찾습니다. 미리 연락을 안하고 불시에 가야만 그 노구를 끌고 부랴부랴 음식 차려내는 수고를 덜어 드립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그분에게는 실망이 될 지 압니다. 찬밥에 새김치와 마른 명태나 멸치와 상추와 고추장을 맛있게 비워내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혀 하면서 바라 보십니다. 다음은 곡 가고 싶었던 아버지의 흔적. 시내의 명문고교에서 11년이나 교감으로 근무 하셨는데, 굳이 교장으로 전근가는 것을 미루셨던 것은, 인재를 키워내는 것에 더 기쁨을 느끼셨기 때문이며, 서울대학교에 입학시킨 지방 고교로 탑 순위에 들게 만들정도로 열의를 다하시고, 늦은 나이에 시골의 신설 중학교에 교장으로 부임 하셔서, 덩그러니 교사만 있는 그 학교를 정성을 다해 운동장을 고르고 나무를 심으셨고, 제가 고교에 입학 할때, 첫 졸업생이 나와 동기동창이 되었으며 도한 도내에서 제일 명문고를 많이 보낸 학교가 되었습니다. 버스 타고 그 먼길을 아버지 따라 놀러 다녔는데, 자주 꿈에 보이는 여정입니다. 거의 오십년전의 일입니다. 흔적도 기억도 찾을 수 없지만, 큰 고목이 운동장 한켠에 있어 혹시 아버지가 심으신 나무 였을까, 사진을 찍어 둡니다. 다음 목적지는 남편과 내가 처음 사귈 귀때 우리는 고향이 가까우니 , 집에 알리지 않고 귀경하는 날, 아침에 만나 들렸던 산입니다. ( 항상 막내딸 배웅하는 것을 기쁨으로 알았던 아버지를 실망 시킨일은 참 죄송 합니다) 그 산에서, 겨울,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 건넜던 케이블 카가 그 일세대로 다음해 다시 고쳐 매달았고, 지금 것은 작년에 만든 거라고 안내 방송을 듣고 알았습니다. 기후가 이상 해서 제때 찬바람이 들지 않아 농사도 엉망이라더니 단풍이 형편 없습니다. 빛이 바랜 채로 나무에 단단히 붙어 있습니다. 숙소에서 찾은 다음 행선지는 올라가는 길이 강변으로 아름 다을 것 같아 선택한 옥천군의 정지용 생가입니다. 여행지에 문학관을 들리는 것이 제 루틴이 된지 한참 전입니다. 영랑과 윤선도와 이효석과 미당과 아리랑/조정래 문학관에서 좋았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그러나 야속하게도 고속화 도로로만 이끕니다. 경로를 여러갈래로 선택할 수 있는 길안내가... 있을텐데 우리는 신문물 기계에 주도적으로 명령 할 능력이 모자랍니다. 정지용의 시어에 취하고 , 다행히 근처에 대청호와 금강으로 이어지는 홋숫길을 드라이브하고 그곳 토속 음식이라는 생선 국수와 도리 뱅뱅이로 점심 때우고 여행을 마쳤습니다.점점 더 여행에서 별미를 기대하는 비중이 작아 집니다. 남편의 새로운 면 하나 더 발 견했습니다. 그는 호객하는 상인들을 싫어 합니다. 그것이 싫어서 일부러 피하기도 합니다. 숫소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는데, 을씨년한 주중의 관광지 식당에 역시 호객을 하는 식당 주인이 있습니다. 지나쳐 내려 갔다가 다시 돌아 오면서 그 식당으로 들어 가길래, 호객하는 사람을 싫어 하지 않냐 하니까 그래도 그렇게 애를 쓰는데 들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호객을 싫어 하는 이유는 거절하는 것이 미안 해서. 라는 이유 였던 것입니다.
휴가가 끝나고 다시 출근해서 정신 없이 바빴습니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이었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심란합니다. 할 수 없다, 하자.. 그럽니다. 새가 있고 바닷가와 맑은 하늘과 아침 마다 대지를 덥는 안개 에 마음 주고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