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신체 나이로는 사십이 가까운 것으로 짐작됩니다.
사람들 말로는 지능은 4-5세 정도 될 거랍니다.
이래저래 뇌성마비와 지적장애를 가진 그를 소년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습니다.
편마비로 입이 자꾸 벌어져 노상 침이 흘러 나옵니다.
그것을 막느라고 면으로된 수건 하나 목에 걸치고 그 끝을 입에 물고 다닙니다.
새벽부터 출근?해서 커피샵 앞 의자에 앉아 있다가
터미널의 대합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저를 보면, 반가워 웃느라 얼굴에 주름 잔뜩 지으며 사장님 불러댑니다.
그 귀여운 호객행위가 밉지는 않아서,
저- 그냥 가기가 무섭네요 하는 농담에
사장님- 00 야, 우리 오늘 한껀 올렸다, 고 응하십니다.
오늘은 보이질 않기에 물어보니 매일 들르는데가 또 있답니다.
따라가 보지는 않아서 모르신다는데, 어느 사무실에 출근하는 좋아하는 사람을 먼 발치에서 보고 돌아 온답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음료수 병 들고 가서 마개 열어 달라고 청하고 싫으면 보지도 않는답니다.
---저는 그래도 까이지는 않았네요 ..
가족으로 단단히 교육을 받았는지 아직 무례하거나 위험한 행동은 제가 본 일이 없지만, 혹시나 세상의 편견으로
그의 실수가 흠 잡힐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직업적인 걱정이 듭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사회 전체가 치료적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비정상으로 분류되고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살아 가야 하는 생명들에 대한 측은함으로 조금 답답해집니다.
터미널 대합실에서 , 아침을 맞습니다.
모내기 전에 물을 채워 놓은 밭이, 풍요로워 보입니다.
갈매기 떼들이 거의 같은 자세로 포즈를 취합니다. 외계인이 본다면 인간도 저렇게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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