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만에도, 일과 후에 - 지금보다 퇴근 시간이 늦었는데도-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습니다. 주중에 저녁시간의 다른 볼일을 , 못하는것으로 알고 산지가 몇해 되었습니다.
어제는,매거진 식으로 작업한 몇 작품의 도록을 제작하기 위해 , 출판사의 채선생과만남 약속 때문에 화실에 들렀습니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데다가 오픈 하지 않는 날이라 아무도 없습니다. 고즈넉한, 조금 쓸쓸한 그런시간,
언제나 처럼 어둑하고 익숙한 그 방에서, 작품으로 만들어 지기를 기다리는, 조각( 파편) 들이 드러나기를 기다립니다.
자연스럽게 나의 정신과 육체는 그 공간안에서 활성화 되며 조각 들과 뒤섞이고 새로운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유토로 된, 만들다 만 , 긴 뿔을 가진 외계 생명체와, 허리부터 하반신만, 정성껏 빚어진 다리는 분명히 민지씨 것입니다.
둘을 이어 붙여 봅니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 크기에 뭉퉁한 다른 점토 조각.
을, 보는 순간, 그 공간에서는 엄청난 화학적, 또는 물리적 전기 현상으로 사이키델릭의 조명이 순간 켜지는 것 같은...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가 구경한, 남사당 놀이패의 덜미 공연 , 홍동지가 홀연 나타납니다.
다리사이에 밀어 붙여서 엄청난 크기의 남근을 가진, 형상이 탄생합니다.
그 다음에는 이야기가 술술 풀립니다. 유토라, 굳지 않아 자꾸 떨어지고 무게 균형이 안맞아 쓰러집니다.
나무를 찾아 심을 받고, 굳어버린 돌기가 몇개 솟은 원반 모양의 조각위에 철사와 굵은 실로 묶어 세우고,
빨강색 작은 꽃장식으로 눈을 붙입니다.
고정하느라고 나무에 동여맨 실을 감추느라고 천조각을 둘렀는데,벌거벗은 홍동지 의 매력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교양있는 현대인이라, 조금은 감추어야 하지 않을 까?
마치 도착한 채선생이, 완성된 작품을 보고도 눈치를 못채길래 남근의 존재를 털어 놓았습니다.
둘 다 잠시 유쾌해졌습니다...
남근의 신화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영화 쥬토피아에서는 문화와 교양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힘은 야만으로 취급하여 도태시켜버립니다.
홍동지 처럼 본능적으로 무엇이 옳은지를 알고, 지적인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 즉시 행동으로 해결해주는 순수한 파워 .
그런게 그리워서 그린북의 토니 발레롱가와 같은 복고적인 캐릭터가 불러 내어 지는 것 같습니다.
*"홍동지는 초월적인 힘을 지닌 신화적인 인물로서 보편성을 지닌다. 무엇보다 그가 벌거벗은 몸으로 역사 노릇을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한 해결사 노릇을 하는 점에서 그렇게 해석되고 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심이와 영노를 퇴치하고, 남녀의 풍기風氣를 문란紊亂하게 만드는 조리중의 무리를 혼쭐내는가 하면, 평안 감사의 행차를 위한 도로 정비 및 매사냥을 위한 몰이꾼으로서 남들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 낸다. 한편, 홍동지는 평안 감사의 장례에서 상두꾼 노릇을 하며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례한 감사를 야유하고 풍자함으로써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성격으로서 인형극의 재미를 더해 주는 역할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한국민족문화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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