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t

일색변 一色邊

torana3 2018. 10. 2. 08:42

-바위소리 ( 一色邊) 1


 무심한 한 덩이 바위도

바위 소리 들을라면


들어도 들어 올려도

끝내 들리지 않아야


그 물론  검버섯 같은 것이

거뭇 거뭇 피어나야


고목소리 ( 一色邊) 2

 

한 그루 늙은 나무도

고목 소리 들을라면


속은 의례껏 썩고

곧은 가지들은 다 부러져야


그 물론 굽은 등걸에

장독(杖毒)들도 남아 있어야          - 적멸을 위하여  . 조오현


 

옹기흙이라고 씌여진 겉비닐에 먼지가 쌓이고 부석거릴 정도로 오래되어 바람이 들었는지

단단히 굳어 작업이 가능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을 뿌려가며 계속 구멍을 내었더니 , 결국 저렇게 세 동강 나버렸습니다.

아크릴 판위에 올려 본드로 붙여봅니다.


풍파風波가  파고들어 구멍이 나고  검게 변해 버린 육신에 벌레와 함께 썩어 들어가는 고목과 같은,

흔들리지는 않지만, 이미 움직일 수 없도록 굳어 버려, 하등의 생물에게 몸을 내어 주는 바위 .

오래되어 쓸모 없는 것, 한때는  뭐든지 가능 할 것 같았던 에너지를 품고 있던 것,

그 많은 세월 오욕을 견디고, 회한을 쌓고, 많은 것을 잘라 내어주고, 텅 비어버린 .

그런 쓸쓸한 존재가 느껴지는 날들입니다.

조금 피곤 합니다.



*

일색변 一色邊 : 중생과 부처가 일체인 곳. 차별 상대의 모습을 뛰어넘는 절대 평등의 경지. 향상된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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