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매거진

Beyond 7 - 몸에 말걸기

torana3 2018. 8. 3. 08:22






잡지에 실린 사진 작가 박귀섭의 작품입니다. 이미지가 강렬해서 차용할 수 있을 까 했는데

맥 울프의 그림과는 잘 맞습니다.

 정교한 구조와 정적, 절제된 감정, 순간의 포착, 멈춤


정신신체 장애 라는 정신과의 진단명이 있습니다.

대개는 모든 과학적인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발견 하지 못할 경우, 심리적 요인에 의한 증상이라고 분류 하는데,

이것은 이상이 없다와는 다릅니다. 정신을 잘 다스린다 해서 사라지는 증상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육체는 그만큼 신비로우며, 알수 없는 수많은 기전에 의해 작동하고 있습니다.

또는 개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보내는 신호라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면밀히 관찰을 해야 합니다.


육체는 쇠락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한번 씩, 60년이나, 여전히 음식물만 들어 오면 우직하게 연동 운동을 시작하는 나의 위胃나,

아직도 건재한 치아 같은 것들이 경이롭습니다.

잇몸의 위쪽으로 들어가 버리는 음식물을 혀를 굴려 빼내는게 힘들다고 호소하던 제 할머니 환자 를 기억 합니다.

정신은 육체의 정수리 어디 쯤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겨우 자리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육체는 공룡만큼 비대합니다. 무지근한 통증, 멈추지 않는 가려움, 무거움, 헛손질.

 정신은 그 통제력을 상실하고, 망해버린 권력자 처럼,몸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불평과 반역과 흉폭함에 망연자실 합니다.


그런데 이제야   몸의 존재를  깨닫습니다. 정신에 비해 몸은  솔직하며 현실적입니다.

그래,  힘들구나, 쉬고 싶구나.더 이상 강건하고 아름 답지가 않구나

정신은 굴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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