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전 직장에 근무 하던 동료로 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낮고 갈라진 음성이 걱정이 되어 무슨 일이시냐니, 오래 입원 했다가 퇴원 한지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하는 일이 다르기는 하지만, 다들, 막역한 친구로 지냈었습니다.
웬만한 농담은 오해 없이 웃어 넘길 수 있었으며
간혹 의견차이로 얼굴 붉힌일은... 기억에서 다 지워져 버렸네요
이분은 워낙 건강해서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환자들과의 축구 경기에도 빠지질 않았습니다.
저랑 동갑내기라, 같이 정년 하면 되겠다 했는데, 노후까지 할 수 있는 자격증도 여러개 따놓고,
해마다 설악의 봉정암 등정을 가볍고 다녀 오기도 했는데.
제가 먼저 그만두고도, 집에서 어머니 도와 짓던 농작물 도, 가끔씩, 찐 옥수수나, 김장김치 같은 것. 보내주기도
간간히 해서 그리 맘씨 좋은 끝으로 잘 지내시는 줄 알았더니... 병이 들어 깊이 상심하고 계시나 봅니다.
지난 주에는 이리로 직장옮기고, 제일 친하고 애틋했던 할머니 한분이 갑자기 떠나셨습니다.
다리가 다치셔서 수술받고 거동이 불편 하셨을 뿐, 인지가 맑으셔서 병원 생활을 몹시도 절망하고 불평 하셨습니다.
집에서는 왕할머니 셨답니다. 젊어 악착스럽게 집안도 일구어 내시고, 독립적이라, 혼자 알아 다 하시던 까닭에 누워
다른 사람을 수족 부리듯 하시니, 간호 하는 분들 불만도 많았습니다.
다리 수술 부위의 합병증으로 종합병원으로 전원하여 재수술을 잘 받으셨는데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생기셔서...
여기서 퇴원 하시면서, ' 어쩌면 하늘로 갈 것 같다'는 말을 저희들은 에이... 하고 받아 넘기며 약해진 마음을 다독여 보냈습니다만...
사람을 사랑하는것이 힘이 드네요
기쁨 보다는 슬픈일이 더 많습니다.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고통을,
덜어 줄수도, 곁에서 나누는 일조차도 할 수가 없습니다.
기도나 눈물이나, 운명이라는 말도 위안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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