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름나기

torana3 2015. 7. 31. 07:29

무슨일인지 PC의 OS가 자꾸 나가버립니다.

마지막이 어제 새벽 천둥,번개와 연관이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저의 최근의 미션, 아무일도 안하기, 나의 정체성 만들기에 필요한- 그렇다고 생각 했던,

아니면 그런 줄 알았던 - 공부하기를 쉬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중에 문득 느낀일입니다.

5년전에 방영했던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퓨전사극입니다.

발랄한 현대 젊은이들의 사고 경향이 반영되고 톡톡 튀는 대사가 자연스러워 수작으로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압니다.

물론 꾸며낸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런 에피소드가 들어 있습니다.

 

왕권을 쥐고 흔드는 사대부들의 전횡- 당시는 노론이 득세 하고 있었습니다.-

에 젊은 왕 정조는 개혁을 꿈꾸며 화성으로의 천도를 그 시발로 준비합니다.

나라의 기강, 근간을 이루는 유교적인 가치를 앞세워 왕을 견제하던 노론들에게 

영조가 쓴 아들 사도세자에 대한 회한의 글, 금등지사를 찾아내어 선대왕의 뜻이었다고  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려는 것입니다.

그 秘書는  노론들에 의해 태워버려진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은 치밀하게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노론의 수장은 , 나약하며 감상적이어서는 나라를 강하게 끌어 갈 수 없으며, 무능한 왕보다는 자신들이 더 옳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도그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순전히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권력에 붙어서 악행을 저지르는 무리들이 있으며

무고한 희생들이 따릅니다.

 

천신만고 끝에 젊은 성균관의 유생들은 금등지사를 찾아 왕에게 전합니다.

그러나 노론은 금등지사를 찾은 유생이 실은 여자이고, 삼강오륜을 어겼다해서 왕의 개혁 선포를 무산시키려 합니다.

왕은 자신이 개혁을 하려는 이유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것이며, 노론을 설득하고 싸워 이기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금등지사를 포기하며 태워 없애고, ' 자신의 말'로  화성천도를 선포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위하여 수많은 수식을 가져다 부칩니다만, 자신은 이미 스스로 완성되어 있는 존재일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나임을 주장한다해도 , 그 신념만 확고하다면, 두려울게 없습니다.

 

정말 덥습니다.

밤에 운동하러 나갔다가, 나무에 붙어있는 무수한 매미의 허물을 보고 기겁합니다.

습한 공기가 낮동안 달구어진 지열에 데워져 , 사우나 처럼 뿌옇게 김이 서려 있습니다.

보름 가까워 한쪽만 이그러져있는  달 까지이 무심히 떠있어 어쩐지, 현실의 세계가 아닌듯, 미시감에 젖습니다.

 

바지의 아랫자락이  땀에 휘감깁니다.

오래전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퇴물 나이트 댄스교사 출신인  김용건( 탈랜트 이름으로 대신합니다) 이

여름에 후즐근한 운동복의 바지를 가위로 잘라 입고 다니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미래를 위해 전혀 준비 하지 않고 현재만 살아가는 인물의 성격묘사로 그만한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인격이 바뀌어 당장 바지를 잘라입어도 걱정이 되지 않을 만큼 개혁적으로 바뀌었으면...

한여름날의 몽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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