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개를 넘어서

torana3 2015. 7. 16. 07:56

 

                                                 뇌입니다. 신경의학을 공부 했다는 자가 이게 뇌라고 하느냐 , 비난하여도, 역시 뇌라고 그렸습니다.  

 

 

 

 

" 고바우 영감이, 고개를 넘다가 고개를 다쳐서 고약을 발랐더니 ..."

고바우 영감이라는 김성환 화백의 시사 만화와 만병통치 염증 치료제 이명래 고약이 회자되던, 시절의

라임 맞춘 아이들 노래입니다.

 

" 한 고개 넘어서, 두 고개 넘어서,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고개를 다 넘고 여우가 개구리를 산거 먹었는지, 죽은것 먹었는지, 확인 되는 순간에, 술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잽싸게 달아납니다.

가지고 놀거라고는 주변의 자연물들과, 내 몸 밖에는 없었지만, 충분히 짜릿한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 고부랑 할머니가, 고부랑 고갯길을, 고부랑 고부랑 넘어가고 있네.."

 

고개위로 올라 갈 때까지는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고개만을 바라보고  올라갑니다.

이윽고 고개마루에 ( 골마루) 올라서서야 우리는 저 밑에 목적지가 있음을 확인하고 안심합니다.

그리고 이제 숨도 돌리고, 땀도 훔치고, 주저앉아 잠시 쉽니다.

 

저녁 산책길에 , 남편이 유난히 말이 없습니다.

직장을 그만 두고 쉰 이후로, 전 남편이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듣는 일이 즐겁습니다.

이야기 해달라 조르니

" 별일 없어, 슬픈 이야기 뿐이야.."

 남편이 거의 쓰지 않는 감상적 표현입니다.

' 털어 놔야 돼' 직업 의식 이 발동합니다.

 그 사람의 과거와 전 인생의 문제점 까지 드러 날 수 있는 것이 그 말할 필요가 없는 사소해 보이는 단서들입니다.

실마리를 붙들고 들어 가다보면 언젠가 해결하지 못하고 묵혀 두었던 감정을 풀어서 에너지를 재배치 해야 한다 ...는 것이 못말리는 직업적 습관입니다.

 

오년 이상 치료했던 젊은 엄마가 , 뇌까지 전이가 된 것을 알았답니다.

타겟약물 치료를 하고 싶었으나, 가족들의 완강한 거부를-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확신 할 수 없었지만- 설득하지 못했답니다.

어린 아이들 밥을 해줘야 한다고 그 나마의 치료도 자꾸 미루더니, 지금은 너무 힘이 드니까, 지지적 치료라도 받겠다고, 입원 한답니다.

겨우 통증이 가라 앉으면, 힘없이 오늘은 괜찮아요, 편해요... 하는데 참 애틋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들어 주는 것 만으로, 드러내 놓는 것 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 , 정신과 의사가 써먹는 트릭은 이렇게 간단 합니다.._

돌아 오는 길에 남편이 오늘이 Three Hump Day라고 말해 줍니다.

일주일의 중간 수요일이며, 7월의 중간 15일이며, 여름 삼개월의 한가운데 랍니다.

세개의 고비가 만나는 날이랍니다... 아 이제는 좀 쉬어 지겠지요... 

 

 

 

 

http://www.theverge.com/2015/7/14/8958079/nasa-new-horizons-pluto-color-image#ooid=81NGQ0djoP4shu015hc2FomKCLo1sfxJ

 

                            우리가 고개너머를 꿈꾸는 것이 미국인에게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것 과 같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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