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예일 대학 부속병원에서 연수 중, 정신과의 한 세미나에서 재미있는 토픽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 의과대학생, 인턴, 레지던트가 환자가 된것으로 상상하고,
자기가 맡은 케이스를 시나 수필과 같은 문학작품으로 발표하는 일이었습니다.
내용의 반도 알아 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연극적인 제스처나, 열렬함에 잠시 취해 있었습니다.
환자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감각하기 때문에 때로 강한 인스피레이션을 얻기도 합니다.
수련시절, 마종기 님의 시 '精神科 病棟' 을 텍스트북의 뒤에 베껴 놓았었습니다.
그는 Radiologist 였으니 학생실습이나 인턴 수련중에 쓰지않았을까 싶습니다.
"비오는 가을 午後에/ 精神科 病棟은 서있다.
지금은 봄이지요,봄다음에는 겨울이 오고 겨울 다음에는 도둑놈이 옵니다. 몇살이냐고요? 오백두살입니다. 내 색시는 스물 한명이지요.//
考試를 공부하다 지쳐버린/튼튼한 이 청년은 서있다./죽어버린 나무가 웃는다.
글쎄 바그너의 作風이 문제라니 내가 웃고 말밖에 없죠.안그렇습니까?안그렇습니까?하하...//
精神科 病棟은 구석마다/原始의 이끼가 자란다.
一切 感情의 외침./안간힘 하는 期待가/핏빛으로 익는 壁.
날씨스의 水面이 비에 젖어 반짝거린다.//
이제 모두들 제자리에 돌아왔습니다./聖母여, 가르쳐 주십시오.
抽象을하다, 抽象을하다/抽象이 되어버린 美術少女
온종일 白紙만 내려다 보고도 /지겹지 않은, 멋있지요?//
가운을 입은 삐에로가 /비오는 것만 쓸쓸하다.//
이제 모두들 깨어났습니다./聖母여 가르쳐 주십시오"
오래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 환자의 마음으로 시를 써 보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그 시들이 지금 보니, 대체로 감정의 과잉, 나의 주관이 개입되어, 리얼리티가 없습니다.
한 환자, Alcoholism이었는데, 면담중에 자신의 느낌을-감정이라기 보다는 감각- 잘 표현해서
약간의 연상을 첨가하여 그의 마음을 시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Passive -Aggressive trait라 치료를 무력하게 해서 애를 먹였지만.
그의 어머니는 면회를 와서는 아들을 병원에 입원시키는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가를 주장하고는 해서
전형적인 Phallic Mother라고 생각되었습니다.
40이 넘어서 까지 어머니의 품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고치안에서 말라버리는 애벌레처럼 보였습니다.
자폐 自閉
아득한 기억의 저편에서 /母性의 心音이 들린다./가벼이 일렁이는 流動/시작이 없던 太古적 체취//
눈을 떠보니 적막한 어둠속이오./새소리 들리니 아침은 아침이러니/土窟같은 房밖으로 나오니 /안개처럼 내려 앉는 잿빛 허무//
에미의 허구 헌 날 한숨은 / 숨조이는 愛憎이었소/어느날 알게 되었지요/
애비는 내 애비가 아니라는 군요/姓도 내 姓이 아니라구요//
강원도 두메산골, 물어물어 / 내 씨를 찾아 갔더니/서먹한 노인이 얼굴 돌려 피하는 군요./ 나는/나는 어디에 있는 것이오//
들어선 자리마다 배신을 당하고/나는/ 돌 틈에서 튕겨나온 원숭이 새끼/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알지 못하오./
가슴속 에서 주리를 틀며/터져나오는 것은 천치같은 웃음 뿐//
일년 넘게 精神病院에서 지내었오/사지가 뒤틀린 노인의 시중도 들어 보았오/넋나간 마흔살 처녀의 청혼도 받아 보았오/
새벽 창틀에 번지는 빛 줄기가 신의 응답인가/내 저어 보아도 잡히는 것은 빈 손바닥//
우리 어머니는/ 길 바닥에 뒹구는 주정뱅이 아들을 안보아서/편하다하오.//
당신의 善意는 느끼하오/수정처럼 맑다해도 눈이 부시오/내 모습이 비추어 질까 두려워 숨을테요/나는 이제 아무데도 없소이다.//
세이렌(Siren)의 노래 들리면 감각이나 묶어 주시오/몸부림 치다 찢겨 나간들 하는 수 없지/
유혹의 시간이 지나면/내 土窟같은 房으로 돌아가/상처나 핥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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