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17 . 약을 먹지 않을 권리-2

torana3 2014. 6. 18. 10:32

학생들이 임상실습 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후배라 하기는 너무나 까마득 해서 우리 아이들 또래이니, 새삼,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병원을 폴리클의 장소로 선택한 구룹이니, 정신과에 대한 기본적 관심이 많은 애들입니다.

그 관심에 대해 묻습니다.

한 학생은, 화학을 좋아해서 공학을 학부에서 전공했고, 임상을 공부하면서, 약물로서 마음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히 흥미로웠다고 말합니다.

아마, 브라이트한, 열정적인, 훌륭한 의학자가 될 듯합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좀 복잡합니다.

물론 생물학적인 연구의 결과와 기술적 발전에 힘입어, 정신의학 역시 과거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의사들에게 '마법의 탄환' 과 같은 신무기를 가지고, 병을 공략 할 수 있는 자신을 얻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혜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가, 약을 먹지 않겠다고 한다면?

 

거의 삼십년, 수없이 들어 온 호소입니다. 과거에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심각하여 ,,

 불편한 몽롱함, 시야흐림, 구갈, 일시적인 마비와 통증, 장운동 저하 , 배뇨의 곤란, 성욕감퇴등으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런 부작용이 거의 없는데도, 강력히 약을 거부합니다. .

 

정신질환은 다른 신체적 질환과 다릅니다.

망상이나 환청과 같은 기괴한 감각과 사고의 장애나, 우울이나 불안 과 같은 고통스러운 증상조차도,

그에 이르기 까지,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이 관여하여 서서히 인격의 일부가 되어버렸으므로

자아와 구별하여 떼어내기가 어렵고, 심지어는 오래 입어 몸에 맞는 누더기 옷이라도 벗기가 망설여 지는 그런 유사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종교적 신념, 또는 예술가들이 주장하는 창조적  리얼리티라고 말한다면 설득은 더 어려워집니다.

 

우리의 용어로는, 병식(Insight)이 없다. 라 기술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진영의 논리 일 뿐입니다.

물론 저는 그 고통스러운, - 병은  분명히 주변 사람들이나 자신에게 강력한 장애를 일으킵니다- 상황에 대해

의학적 태도로 어프로치 하도록 훈련을 받았고 의사를 하는 이상, 약물치료를 설득해야만 합니다.

 

챕터 17에서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약물치료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기술합니다.

"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처음에는 길에서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 곧 찾아 내어 돌아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그시간이 길어지면,  게다가 밤이 되어 어두어 지면 이미 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버린건 아닌가,

해가 어느쪽에서 뜨는가, 방향 감각도 상실 하면서, 마치 수렁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 댄다.

나는 내 우울증에 대해 공부 하는 학생이 되었다.."  이십여가지의 병을 설명하는 여러 요인들을 생각하고

-심리적인가, 일시적인가, 유전적인가, 문화적, 운명적 등등.. 그에 해당되는 해결책을 다 시행해 봅니다.

어느날, 극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도와주러 온 친구에 이끌려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약을 처방 받게 됩니다.

분명히, 마치 새벽을 알리는 햇빛이 들어 오는 것 처럼, 편안함을 얻게 되지만, 그리고 간곡한 의사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우울경향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약을 복용하는것에 대해 망설이고, 용량을 줄여나갑니다.

그녀는 분명히 일면, 약이 자신의 삶을 구원해 주었지만, 여전히 근원적 원인을 놔 둔채, 약을 먹는 것에 회의를 느끼며

그가 해보았던 20여가지의 다른 방식들중의 하나일 뿐이며 다른 콘트롤 구룹이 없는데  약만으로 좋아 졌다고 확신 할 수 없으며,

 이러는 자신의 태도가 자신을 망치는 고집인지, 구해내는 고집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아무튼, 선언합니다.

그러는게 나 자신이다. But there I am.

 

치료자로서 중요한 요소인, 공감해 주는 일과 항상 배치가 됩니다.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