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12. 빌라 보르게스Villa Borghese 의 샘

torana3 2014. 6. 11. 11:30

종영한 드라마중에 한 여주인공의 대사.

그냥, 기차를 타고 가다가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스치듯, 흘려 버리기로 했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내용입니다.

열정적으로 살다가 소위 실패에 지친 30초반의 여주인공의 독백이지만 실은 일흔이 넘은 작가의 생각일겁니다.

 

프로이드가 정신분석의 초기 자유연상(Free Association)의 기법을 설명 할 때,

기차를 타고 창가에 스쳐지나가는 장면을 보는 것처럼, 떠오르는대로 말하라고 설명합니다.

아마 이러한 자유연상이  분석을 위한 기법이면서, 놓아버림의 치유의 방식도 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공부하던 80년대 중반의 정신분석치료는 대상관계이론 이 유행이었습니다.

프로이드의 초기 정신의 지형적 모델에서, 자아라는 인격의 구조로 설명하다가

그의 딸인 안나 프로이드가 구체화 시킨 Ego Psychology ,

 이어서  정신은 대상과의 상호관계에서 설명되어야 한다는 Otto Kernberg 등의 이론이지요

과학도 어느면에서는 그렇겠지만, 특히 정신과 심리에 대한 이론은, 발견이라기 보다는 발명에 가깝습니다.

새롭게 정립된 이론을,프레임이 되어서, 마치 애초 존재해있던 것 처럼, 아주 당연하게 그에 맞추어 설명해갑니다.

 

현대의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는  - 거의 공부는 손을 놓고 있어서- 어떤 방식의 이론으로 설명하는지 잘 모릅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이 책을 제가 몇년만에 다시 보겠다고 펼쳐든 이유는,

로마의 한 공원에 있는 조각상을 묘사한 이 장면 때문입니다.

" 분수대의 중앙에 재미있는 , 가족의 청동조각상이 있다. 아버지는 판신이며 어머니는 보통의 인간여자이다. 그리고 포도를 먹고 있는 아기 하나가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서로 마주 보고 손목을 붙들고, 등을 젖히고 있다.

갈등으로 서로 싸우고 있는것도, 즐거워서 빙빙 도는 모양도 아니다.거기에는 아주 강렬한 에너지가 있다.

아기는 그 둘의  마주 잡은 손목위에 앉아 있으며, 부모의 감정 상태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포도를 먹는데 열중하고 있다.

대롱 거리는 아기의 발은 아버지를 닮아 발굽을 가지고 있다 "

 

그 묘사는 어쩐지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 몇년전에도 포스팅을 했었으며-

 

당연히 부모와 어린 아이의 가족 像 이겠지만 ,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말 그대로 형언하기 어려운, 평범하지가 않습니다.

서로 눈도 안 마주치고 있으며, 작가의 표현 대로, 강한 의지와 에너지만 충만합니다.

대상관계로서 저는 다시 음미 합니다.

인간이 각자 자신의 생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나, 그들이 모여 일구어 내는 엄청난 생의 에너지,

 

 

                                                                   작품의 묘사만 보고 실제 조각상을 서취하기전에 만든 점토 인형입니다.

 

                             하늘에 기원하는 일종의 의식과 같은 것으로  지금 제가 느끼는 감상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Villa Gorghese 공원의 조각 상

 

 

                                                           스케치 해보았습니다만, 아닙니다. 여자는  남자 보다 크고  근육이 우람 합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스케치 를 다시 해보든지, 점토 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 챕터의 마지막 에 이태리 시인 루이즈 글룩 Louise Gruck의  싯구절을 인용합니다.   그녀는 로마의 샘 가에서 휴식을 찾습니다.

                                              '  나의 생명의 한 가운데에서,     거대한 샘이 솟아 나온다. '

                                                               From the center of my life, there came a great f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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