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만화

torana3 2010. 8. 4. 09:00

제가 성장한 시기에 고향인 지방 소도시에서는 지금보다는 덜하지만

서울과는 문화적 차이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베이비 붐의 절정기에 있었기 때문에 출판물이 쏟아져 나오는 때라 책이나, 그리고 영화는 뒤지지 않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사상계나, 창작과 비평, 을유문화사와 정음사의 세계문학, 그리고 페이퍼 북들...

 

만화책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본소가 유해하다고 학교에서는 쌍심지를 켜고 말렸지만,

저희 부모님은 관대 하다 못해 권장 까지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심심하면 어린딸이 만화 빌리러 갈때 동행도 해주셨고, 가끔 큰소리로 만화책을 낭독 하셨습니다.

끝에 가설라무네~로 운을 맞추는 독특한 독법이 재미있었지요

어머니는 아직 읽기가 서투를 때, 팔벼게 해주시면서 끝없이 읽어 주셨습니다.

가끔, Pause가 있었는데, 졸거나, 다른 생각에  잠기시는 것으로

다시 이어 읽어 주시기를 기다릴 때의 감질나는 짧은 시간이 기억 납니다.

 

이런 이유로 초등학교 때 이미, 대학에 다니다가 방학이 되어 내려온 언니, 오빠들의

만화 빌리는 심부름은 구체적인 주문 없이도 수준을 맞출 만큼 되었었습니다.

 

만화가 주는 잇점은 가벼움과 유머라고 생각합니다.

심각하게 비극적인, 멜러물이나, 공포가 주제더라도,

 의식에 깊게 침투하지 않으면서도 projection 에   나를 이입시키고

간간히 삽입된 유머를 매개로 편하게  감정을 경험하고 지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허영만-김세영의 '사랑해'를 재독 했습니다.

"사랑이란 혐오감을 드러내고 극복하는 것이다, 쌓아가는게 아니라 허물고 비우는 작업이다"

는 아포리즘을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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