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뒤집힌 코끼리

torana3 2013. 10. 31. 11:14

증상을 표기 할 때 성마름( Impatience) 로 표현 하는 경우가 병동에서 많이 있습니다.

간호사실에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요구 사항을 말하고 설득, 회유, 타당한 이유 등을 대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도 참지 못하고 되돌아와, 같은 요구를 반복합니다. 대개는 가족에게 연락 하여 달라는 말인데,

대부분 만성질환인 그들의 어린아이적 욕구를 견디지 못해, 가족들은 회피하거나 거절하는 일이 많으며

이를 고스란히 병원의 치료진들에게 졸라대는것으로 돌려집니다.

입원전에 그들의 주변 사람, 가족 들에게도 그랬던 것으로, 증세의 일종인 

보통의 이해를 넘어 설 정도로 심각하게 조바심 치는 병적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그 마음들을 역지사지 해보려고, 집단모임의 주제로 들어 보았습니다.

 

" 밖에서야 쉽게 구하지만 여기서는 얻기 어려우니 조를 수밖에 없어요.." 라든가

" 가족들이 뭐하는 지 안보이기 때문에..."

" 저는 자꾸 잊어 버려요, 그래서 또 물어 보게 되요.."

몇 가지 학습된 대답들을 하기도 합니다만,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분리하여 바라보는 태도의 결여 입니다.

그 다음은 아름다운 시냅스가 그려진  CG그림판을 놓고 설명해야하는 생물학적인 문제일거고...

 

참지 못하고 수시로 어머니에게 전화하여, 욕설에 가까운 험한 말들을 쏘아대어

전화제한의 권고를 받고야 마는 Q가 말합니다

" 여기랑 바깥이랑은 파장이 다른 것 같아요,,, 여기 있으면 이상한 파장이 움직이고 바깥은 다른 파장이 있어요.."

 

망상이라고도 쳐버릴 수도 있지만, 몇 몇 온화한 환자의 도움으로

병원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간의 감각이 밖에 있는 사람들과 달라서, 우리들이 많이 조급하고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

 가족에게는 좀 미뤄도 되는 짧은 시간으로 느껴지기도 할 것 같다는 결론으로 정리 되기는 했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심하게 만들기가 .. 좋은 그런 방법은 없을 까요??

 

 

 

 

 

  몇년전에 제 근무지 근처에서 전시되었던 야외 조각전의 작품입니다.

코끼리는 누워있는 자세에서 엄청난 조바심을 느끼며 버둥거릴 겁니다

게다가 분홍의 하이힐이라니...일어나 본다 한 들  꼿꼿한 바른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 하는 것은...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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