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를 십년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아주 오래된 집, 빛이 들지 않는 뒷방, 헛간, 마루 밑, 허물어져 가는 담장과 호박넝쿨,
감나무와 재래식 화장실, 장독대, 돌확, 우물, 부뚜막과 검댕이 투성이의 부엌,
펌푸, 마당의 흙이 패어 돌 자갈이 빗물에 씻겨 굴러가는 폭우, 낮잠후에, 아침인 줄 알고 개인 하늘,
물방울 송송 맻힌 화단의 꽃들 보면서 뛰어 나갔다가, 이내 저무는 해를 보고, 시간의 혼돈으로 어리둥절 했던 여름날 저녁,
자연과 날씨, 집이 모두 놀이 도구 였던 제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 때는 불행과 행복, 선과 악,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이 없었습니다.
그저 눈 뜨면 그대로 느낄뿐, 존재 할 뿐, 어우러져 놀 뿐인 그러한 시공간이었습니다.
지브리 미술관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업실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스케치, 모형, 실물인 곡식, 돌, 곤충이나 식물... 자아가 확장된 공간으로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