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배틀로 치자면 저도 만만 치 않은 편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비교 대상으로서 안도를 주는,
그게 또 저에게는 ( 바닥의 안정감 같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고통스러웠던 세월( 이라 할 정도로 긴 시간들 이었습니다) 을 견딜 수 있었던 요소들은
차선을 생각해 내는 낙천적 성격이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기회를 들 수 있지만,
나의 환자 친구들을 우선 꼽아야 합니다.
일을 쉴 수 없어 ( 타고난 성실성입니다) 출근을 했고 병동 아침 회진을 끝내면 대부분 평온함을 느낍니다.
환자가 나의 스승이다 라는 상투적인 치사나 치례가 아닙니다.
번듯한 인간으로 만들어 다시 사회와 가족에게 복귀 시켜야 하는 병의 치료 행위에는 회의를 느낀지 오래입니다.
( 저는 오랫동안 만성 환자를 봐 왔습니다)
요즈음 주로 하는 일은 환자의 주변 분들을 설득시키는 일입니다.
그가 얼마나 마음이 황폐 하고 망가져 있는지, 슬픔과 두려움이 헤아릴 수 없이 깊은지,
사회의 작은 시스템에도 적응 하는 일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애써 설명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잘못 하고 놓쳐서 그리 된 것 만은 아니라고 보호자들의 조바심을 달래 주는 일이,
점점 더 많아 집니다.
아무튼 병동 에서는 생각만큼 우울하고, 호러 사이코 드라마 같은 일은 거의 일어 나지 않습니다.
실은 웃을 일이 더 많습니다. 작은 보살핌으로도 돌아오는 피드백은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오늘 아침 회진 중에 받은, 가난한 내 환자 친구들의 수줍은 촌지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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