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의 제목은 " 먼지 덮힌 계단 위에 쉬고 있는 정원 사" 입니다.
갤러리의 흰벽에 정갈하게 드문 드문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해도, 제목 그대로
여기 저기 방치된, 못이 그대로 박혀있는 각목들, 널빤지, 페인트 삽 같은 도구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잡목과 야생 덩쿨이 엉켜있는 , 손 대지 않는 정원 의 한켠 계단 에 앉아 쉬고 있는 정원사 ( 라기 보다는 일꾼) 가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그가 하는 대로 멍한 채 그 곁에 앉아 쉬고 있는 내가 (또는 어린이였던 나) 그 광경에 투영 됩니다.
"관능적인 세라믹, 인상주의저그 상징적인 콜라쥬, 절제된 잉크와 흑연 드로잉, 알루미늄 조각, 폭팔적인 회화작품/ 성장과 쇠퇴 그리고 재생의 주기에 맞추어 계절의 변화를 돌보는 정원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 리플렛인용
스털링 루비의 세라믹 조형물을 보았을 때 강력한 호기심이 듭니다.
그릇이나 보트, 웅덩이 모양의 용기 안에는 울퉁 불퉁하고 거친 그 바닥은 미첼 조안이나 드 쿠닝의 추상표현주의 드로잉을 연상 시키는 화려한 색조의 유약으로 덮여 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사용 하여 맨들거리는,
원시인이나 어린아이의 서툰 솜씨로 만들어진 선사의 유물이거나 연금술사의 도구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 오묘한 색깔과 다듬지 않은 거친 마감으로 들여다 보고 있으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빨려 들어 가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쓸쓸한 가을 날, 나직하게 깔리는 오후의 햇살, 고향집의 마당 한구석에 적당히 달구어진, 오래된 물건,
그 맨들맨들한 바닥에 들어가 앉아 어디론가 멀리 떠나는 어린 날의 환상으로 이끕니다.
어디서 보았을까?
" 무덤 혹은 데메테르호 를 닮은, 살아 있는 세계와 저승 사이의 전이를 상징 한다. "
몇년전에 유사한 작업을 한적이 있습니다.
의도 하지 않으며 자연 스럽게 떠오르고 손이 가는 대로 그리고 만들었습니다.
레테의 강을 건너는 카론의 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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