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로 입춘입니다.
한시간씩 늦게 퇴근 합니다.
역병 시대로 시간별 이동 인구가 줄어서 , 쉬는 버스가 많아 이른 아침 결항이 되고 있는 탓도 있지만,
몸이 마음이 시키는 걸 따르지 않습니다.
아침에 집을 한번 나서려면 , 깜박 잊은게 수도 없이 발목을 걸어 잡습니다.
깜깜한 버스 정류장에서 올려다 보면 아파트 우리 집에 훤히 불이 켜져 있기도 합니다
( 집이 버스가 다니는 큰 길가에 면해 있습니다)
다시 돌아 갈 시간 도 없으며, 내내 찜찜 한 채로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그러다 결심을 하고 출근 시간을 늦춰봅니다.
터미널에서 여유 있게 커피한잔 마시고, 군내버스가 출발 할 때쯤 훤하게 날이 밝아 있습니다.
곧 정원 초 하루라 점점 이지러지는 반달이 희미하게 하늘에 떠있고,
바다는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거립니다.
마음은,고집 스러운 몸이 제 습관을 포기하고 백기를 들어, 흐믓합니다.
깨달음은 살면서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 커튼을 열고 잠깐 봤다가 다시 커튼을 내려 버리는' 짧은 순간 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좀 더 강하게 깨우치고 오래 남습니다.
예를 들면 진실에 관한 것입니다.
왜 진실은 무겁고 슬프며 받아 들이고 싶지 않을 걸까,
어린시절의 무심하고 사소하게 받은 상처는 오래 기억에 남고 부풀려져, 더 큰 오류로 덮고 싶은걸까,
진실은 그것을 알고 나면 훨씬 편하고 달콤합니다- 쾌락이 아닌 잔잔한 기쁨입니다-
진실의 맛을 보기도 전에 거짓을 강요 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두려움 속에서 살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어떠한 공격이나 해악 보다도, 진실에 직면 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나고 성장하는 인생의 매 순간, 실패하고 성공하는 그 모든 일을 진실 보다는 거짓의 힘을 빌립니다.
알고도 그러고 모르고도 그렇습니다.
아주 멀리 돌고 돌아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는 알 수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오후 퇴근길에. 흑백 효과 처리 하지 않은 사진들입니다.
강 줄기의 전경과 중경에 겨울 오리들이 옹기종기 추위속에 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