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베를린 천사 의 시

torana3 2020. 1. 10. 09:29

천사는 언제 부터 거기에 존재 해 있는지 스스로도 모릅니다.

높은 탑위의 거대한 천사상에 기대어 있거나, 빌딩위에서 거리를 내려다 보는 것으로

그의 시간은 시작합니다.

어린 아이와 눈을 맞추고

사람들의 마음 속 소리를 듣습니다.

그저 게으르게 쉬기도 하고, 도서관에 어슬렁거리며 무슨 책을 읽는지 호기심에 들여다 보거나 슬쩍 펜을 훔치는 장난도 합니다.

연민이  동할 때는  고개숙이고 생각에 빠져있는 사람의  가만히 머리에 손을 얹거나,

사고로 죽어 가는 사람의 공포를 달래 주느라 구급차가 올 때까지 곁에 있어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 뿐 울지도 웃지도 않습니다. 그의 감각은 흑 백의 모노톤일 뿐입니다.


그런 천사가 타락을 하고 싶어 합니다.

열정에 휩싸이거나,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펑크 뮤직에 몸을 흔들어 보려고도 합니다.

점잖지 못한 의상을 입거나, 거리에서 불량하게 건들거리며 사과를 베어먹거나,

슬프고 헤어날 수 없는 절망과 도서관의 책이 아닌, 거리의 낙서, 망해버린 서커스단의 해체 그리고 방랑,

그리고 사람들의 직업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형사 콜롬보의 피터 포크는 실은 천사 출신이랍니다.  타락을 택한...


천사 다니엘은 천사를 포기하는 댓가로  얻은 갑옷을 엔티크 고물상에 팔아 얻은 돈으로 신나게 거리를 활보합니다.

가련한 서커스 단의 줄타기 천사 마리온을 만나러 가는 , 오직 현재 만이 존재하는

내가 아닌 네가 되어 보려는,

아이가 아이였을 , 기억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 가고  싶어 합니다.


혹시 거리에서 뒷골목에 술에 취해 잠들어 버린 , 남루한 거지들을 , 발견 한다면,

조심 스럽게 살펴보십시오,, 타락한 천사 일 수도 있습니다..




















류승환 선생님이 베를린의  냇가에서, 즉석으로 만든 천사입니다.

뱀부 콜랙션의 전시에서,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물끄러미...

     사진 류승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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