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Miro

torana3 2010. 11. 12. 11:33

그림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색감, 완성도를 신경 쓰지 않고, 시나 리듬 같은 것을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빗방울이 물위에 떨어져, 생기는 파문에 나타나는  개구리형상,퍼져가는 방사상의 입자들, 원, 곡선 ,

붉은 하늘에 명랑한 웃음, 음악소리, 노을진 하늘가,  기대어 바위가 하나된 사람, 물 속에서 나와 부르르 몸을 터는 새..

2008년 종이에 과슈.

 

나의 화풍이라는 것도 생각해봅니다. 전에는 강한 원색으로, 그리고 나면 숨이 차오른 것을 느낄 정도로

순간적인 몰입, 나다운 것들을 그렸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가끔 그런 식의 그림이 그려지면, 의도적으로 좀 쉽니다. 내가 다시 보여 지는 것,나를 나타내는 것은 피하려 합니다.

그보다는 대상을 더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켜켜이 둘러싼, 피질들을 벗기고  또 벗겨서,

알 지 못했던 더 근원 적인 것, 보편적인것, 나의 이름을 버릴 수 있는 그래서 대상과 합일이 되는 그런 것..

 

같은 그림에 계속 물감을 덧입혀, 그 두께로 인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장미만을 그렸던 화가 ,

형상을 해체 해버려, 주물럭 거려서 괴물 처럼 만들어 놓고, 비슷한 것은 눈만 보이게 한다 든지,

 

또는 미로 (Juan Miro  1893-1992) 처럼  모든 것들에 감명을 받으며, 살아 있다고 믿으며

마치 정원사처럼, 잘 가꾸어 영원히 완성 되지 않고, 저 혼자 탄생하고 자라나며 다시 씨를 뿌려 퍼뜨리는

그런 작업 들 말입니다.

 

  미로 카니발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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