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뭘 보고 있니?

torana3 2018. 8. 8. 08:06

1.열섬 ,heat island 에 갖힌 한반도.

무시무시한 폭염을 설명하는 은유입니다.

에어컨은 복지다, 라는 말을 시작으로 , 우리의 서식지는 이제 건축물의 내부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초 무더위를 견딜 수있는 강한 생물체만이, 외부에 정글이나 사막화된 아포칼립스 세계에 살아있을 것 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 쿨링시스템의 인위적 바람도 싫고, 태어나 가장 덥다는 도시의 무더위도 적응하기 힘듭니다.

1순위 멸종 생물 인 듯 합니다... 아.


2. 세간의 말 처럼, 부부간에는 서로 닮아 간다던가,

방랑벽이 있어 쏘다니기 좋아 하는 저와 , 번잡한 것을 싫어 해서 짧고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아니라면

좀처럼 움직이기 싫어 하는 남편은 어느정도 합의에 이르러 한번씩 불시의 ,짧은 여행을 즐깁니다.

게다가,숙소의 새하얀 시트를 보면 강력한 표백제가 연상되어 미리 가려움을 느끼고, 집 떠나 일박하는 것이  겁이납니다.

새벽 출근길에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3. 에릭 홈부르가 에릭슨 Erik Homburger Erikson

은  인간이  전 생에 걸쳐서 사회심리적발달을 하며, 노년기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엘리트적인 인간이 기준이 되어 발달의 목표와 실패로 나누는 그의 방식이 구태의연하다고 생각되지만,

특히 노년의 발달과제가 통합이며, 이를 실패할 경우를 절망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실제의 삶과는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젊어서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일을 도전해보고 싶은 열망이 많았다면, 나이들어 가장 설레는 일은  어린시절로 돌아 가는 것" 같다고 남편이 말합니다.


어른이 되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은 지나간 세월을 음미해보고, 적절히 포기하며 ,의미있는 삶에 대한 지혜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절망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도 실은 에너지가 필요 합니다 . 미약해지고 희미해집니다.  무감각해지며, 느리게 반응하고, 

무력하게 자기의 좁은 세계로 퇴출, 퇴행 되어집니다.

그러나  그래도 기쁜일은,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것, 그 때의 환희, 순수한 체험들을 느껴볼 수 있다면.... 



주말에 동네의 작은 갤러리의 전시장에 들렀습니다. 안재홍 작가의 설치작품입니다. 오래 부식한 銅 선을 구부려 결박, 내면, 관조 등등의 작품 설명 보다는..



 저는 구부리고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어린아이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뭘 보니?  같이 들여다 보고 싶은... 그래서  어린시절의 여름, 한 낮, 마당,또는 시냇가 징검다리에 쭈그리고 앉는 ,

개미나 피라미 떼를 구경하는 ,  그 광경에  어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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