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 몸이 새라면

torana3 2017. 4. 24. 08:35


1.봄, 아침.

까치 두 마리가 높이 솟은 아파트 빌딩 사이로 곡예하듯,

수직 낙하 합니다.

먹이를 구하려는것, 위험에 쫒기는 것과 무관한,   속도감을 즐기는  놀이 같아 보입니다.

문득, 새처럼 날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날렵함, 자유자재, 모든 것을 잊어 버릴 수 있는 순간의 몰두.

신기 합니다. 어려서부터 지금 까지 새를 보고 그런 느낌을 받아 본 일이 없습니다.

내가 상상하는 그 먼곳, 가고 싶은 곳은 기차나 비행기로 갈 수 있다는 것

운동신경이 둔하고, 유난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에 공포가 있기 때문이 이었나,


최근에 요통이 심해서 좋아하는 걷기 산책도 힘이 듭니다.

겨우 회복 되기 는 했지만, 우울감은, 덕지덕지, 정신의 어두운 터널 속에 남아 있습니다.

밝은 창문 밖 무심히 바라보다 ,서늘한 공기를 온 몸으로 맞받아 치는 새의 몸안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합니다.



2.프로이드가 유대인이라는 출신성분 때문에 대학의 연구실로부터 밀려 났을 때,

정신(또는 뇌 의학) 을 탐구 하는 방법으로, 임상에서  듣는 환자들의 자기보고 를 모은 데이터에 의존 합니다.

그것으로 인간의 심리를 분류 , 체계화 하여 보편적 도식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발명품은 오히려 인간 행동 양식의 도구로 사용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초자아(superego)를 극복 하며, 본능(Id)에 솔직해야 된다고 믿습니다.  

자아(ego)를 굳건히 지켜야 하며 타자(Object)와 분리 할 줄 알아야 건강한 성인이며, 종교는 일종의 강박적 신경증이라고 멀리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수퍼컴퓨터라는 무시무시한 거인과 대면해야 합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빅 데이터는 더 큰 행동강령이 되어 압도 할 것입니다.

퍼센테이지로는 한 인간의 고유한 특질은 그 앞에서 먼지 보다도 작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3. 정말, 정말,

창공에 쏴 하고 쏟아지는 새들 처럼, 자유롭고 싶습니다.


                                                                                      갖힌 새 입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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