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칠동안 강원도의 아름다운 산들이 다 타버렸습니다.
겨우 불길을 잡았다더니, 잔불이 남아서 다시 살아나 이틀인가를 더 불길이 번졌답니다.
투닥투닥, 금강소나무가 타버리고, 무수한 생명들이 ( 산속에서 맑게 사는 사람들 포함해서)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을까,
서울은 노란 미세먼지로 문조차 열수 없었고 , 봄 날 휴일을 마스크없이는 산책도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부터 비가 옵니다.
아.. 살 만합니다.
선거가 끝났습니다.
어떤 사람은 TV도 꺼버릴 만큼 마땅치 않나봅니다.
저는... 사람에 대해서 비판적이지 않는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 문제가 있다고 말한 한참 후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의 정치적 성향이 무엇인지, 호 불호를 명확하게 결정 내리지 못합니다.
식탁에서 아버지 보다도 더 많이 떠들며 제 말들을 하는 형제들 틈에 자랐습니다.
우리집 가풍이 무어냐는 말에, 가풍이 없는 것이 가풍이다.. 고 아버지가 말씀 하셨습니다.
어린 자식들에게, 어른이 되면 얼마나 힘든일이 많은지.. 이런 한탄을 하는 일에 경계하셨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규정하지도 않아,
그게 힘든일인지, 실은 미래를 위해 다행한 일인지, 살며 겪어나가고 결론을 내리는게 삶이라 여기셨던 것 같습니다.
흑백논리를 제일 싫어 합니다. 제 변덕이 때로는 혼란 스럽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제 기준입니다.
그래서 권위나 고정관념, 독재에 대해서는 적응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약하다고 업신여기거나 착취하는 것을 , 자유의지를 침해하는 것에는 때로는 내자신도 놀랄만큼 분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지향점에 대해서는 숙고 해보지도 않고
그저 거대조직의 시스템이 굴러 가게 하는 일이 자신의 역활이라고 확신하며 살아가는 악의 평범성이 만연한데도
행동에 나서지를 못했습니다. 부끄럽고 미안한 일입니다.
1000일이나, 실성한 듯 울부짖고 헤메던 세월호의 유가족들에게...
자기의 잘못도 아닌 시대의 희생자일 뿐이나, 마치 죄인처럼 숨어지내거나 조롱당하는 비참한 삶을,늙어 죽을 때가 되어서야
자기를 찾겠다고 나선 위안부 할머니들.
놀랄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희망도 없어보이는 선한 사회를 이루고져 애쓰는 사람들...
그들이 받아야할 큰 선물입니다.
다행입니다. 더이상 불길이 번지지 않아서, 앞으로도 할일은 많겠지만
다시 도전 할 힘을 얻게 되어서...
비가 그치고 빛이 드네요...
언젠가는 불이 꺼지고 막이 내려질, 제 고유한 세계입니다. 남들 보기에 별 쓸모 없는 장난 같겠지만 저에게는 아주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