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에 뒷산 산책 길에 잘라다가, 일년간 벽에 걸어 놓았던 마른 소재입니다. 열매는 이미 말라서 퇴색되었지만,
조금 선명하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2010년 9월 추석 연휴 전. 근무중 짬을 내어.-종이에 연필, 수채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사소설이라 하여,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노벨상을 수상한 소설의 제목이기도함) 을 소재로 했습니다.
세밀한 심리의 묘사로 마치 극사실주의의 그림 처럼 그로테스크 하기 까지 합니다. 이를두고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이라고 시인 김지하가 평했습니다. 20대 후반에 ' 아프리카에 가기위해서 지도를 구입하고, 여자친구와 정사를 나눕니다.-여기에 대한 감정적인, 사건의 전후 설명이 없습니다. 그저 에피소드에 대한 섬세한 묘사만 있을 뿐입니다. 아내는 첫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에 들어가 있었고, 한밤에 급박한 전화가 걸려 옵니다. 병원에 가보니, 아이는 뇌 헤르니아로, 병원의 의사나 간호사들은, 그 기형적 괴기함에 무감정한 물건 취급에, 웃기 까지 하고, 당연히 살려내지 못할 거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리퍼받은 신경외과 의사는 뇌를 잘라내는 수술을 권합니다. 여기에서 버드는- 작가 자신-특별한 사명이나, 이해할수 있는 감정의 반응이 없는채 동의 합니다.- 그가 하는 결정의 방식은 이전의 사회적 명령, 관습, 이데올로기, 도그마, discipline
을 참고 하지 않습니다. 마치 엄한 신탁을 받은 무력한 인간 처럼, 무심히 받아 들입니다.-그가 열살에 아버지를 잃은 탓에, 지켜야할 타인의 명령이나 이에 대한 거부, 수용의 반응 또는 책임을 지니지 못한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후 오에의 모든 작품에는 그의 장애아들인 히카리의 이야기가, 직, 간접적으로 나옵니다. 슬픔이나, 좌절과 같은 감정의 묘사도 마치, 낱낱이 분해된것과 같은 깊은 관찰과, 묘사로 일관됩니다.
아들은 세상과 소통할 방법을 모르는채 자라났고, 대여섯살 무렵, 들에서 새소리를 들으면서, 이전에 녹음기에서 들었던 어나운서의 목소리를 흉내내어"**새 입니다!" 라고 첫 말을 했습니다.
오에겐자부로와 유카리 부부는 이를 기점으로 음의 정확한 구분을 들을 줄 아는 아들의 능력을 발견 하였고, 음악을 가르치게 됩니다.
유카리는 아들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들 꽃과 세상의 물건들을 세심하게 그림으로 그리는 일에 몰두 합니다.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운명에 대해 수용하고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그 일을 깊이 들여다보고, 묵묵히 견뎌 내면서 , 그 뜻을 알아 내는 일.그러면서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고 생을 훌 쩍 넘어 야 하는, 그런 태도를 취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에 유카리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