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어른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TV프로그램이 있는 것 압니다. 차용하기 좋은 안성맞춤 작명입니다)
정말입니다. 어른이 되면 더 나아 질 줄 알았습니다.
마음은 넉넉하여 웬만한 일에 평정심을 잃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잃는 것은 많고 새로 얻는 것을 별로 얻습니다.
기억력, 시력, 근력에 집중력, 호기심과 열의가 눈앞에서 흩어지는 것. 보이는 듯 합니다.
벼르고 벼르다 인터넷 TV에 나우유씨미2가 무료로 올라 왔는데도, 집중이 안되어 끝까지 못봅니다.
반응이 느린 것이지, 인내심 이 있어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 어찌 되었든, 행동의 이런 변화는 실수를 줄이기는 합니다)
좀 더 나이가 먹으면, 설마 지금같이 어리버리 하지는 않겠지, 그런 위안으로 나이듦을 기대 했는데
지금은 어디가도 어른임을 부인 할 수 가 없는데도- 심지어는 어르신 일 수도 ...
여전히 수줍고, 일의 결정을 누군가 대신 해주면 좋겠고,
남의 이목이 두려우며, 걱정거리로부터 도망가고 싶습니다.
이런 자기 고백도 유치 한 듯 해서 다시 부끄럽습니다. ...휴~
어른이 된다고 해서 자신의 성향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평생 갈고 닦은 무기(심리적 방어기제, Defence Mechanism) 는 낡고 닳아, 잘 들지가 않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서너 살 어린애가 다음 단계의 발달과정을 습득하고 완수해야 하는 것 처럼... 아주 어렵고 겁나는 일입니다.
저보다 어른이신( 실은 이분도 아이처럼 실수도 눈물도 많으십니다...) 분으로부터 손수 만드신 패치워크 트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습니다.
'Psychiatr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 (0) | 2016.12.13 |
---|---|
보이지 않는 사람 (0) | 2016.12.06 |
고맙습니다- Gratitude (0) | 2016.11.17 |
오해 (0) | 2016.11.09 |
선물에 대한 고찰 (0) | 2016.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