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매거진

Editology 에디톨로지

torana3 2016. 4. 25. 08:17

1. " 어느 계절을 좋아하세요?'

상투적인 질문에 저는 항상, 망설임 없이 겨울. 그랬습니다.

 벚꽃을 지게 만드는 4월의 봄비,  한 낮이 별안간 컴컴해지는 여름철 뇌우, 그리고 낙엽이 다져버리는 늦가을,

  쓸쓸함, 서늘함, 어둑함. 고즈넉함. 계절이라기보다는 외계의 그런 느낌의 톤에 마음이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봄의 따스함이 참 반갑고 좋습니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동안, 가로수에 돋아나는 연푸른 잎과 소라빛 맑은 하늘을 내내  올려다 봅니다.

어린아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양팔을 벌려 빙빙 돌아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눌록( 嫩綠) 이라고 그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2. 텔레비젼에서 진달래와 철쭉과 영산홍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저는 진작 알고 있었습니다.

- 진달래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시인 소월입니다.

- 철쭉은 고향집 마당을 다 차지 하던, 밤에 마루의 외등外燈을 켜면, 꽃귀신이 놀다가 깜짝 놀란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시던 히노데입니다.

- 영산홍은,  은은 한 꽃 분홍이 창호지에 비친다 했습니다.


3. 세상의 은유를 감각하고 편집하는 것이 인생인 듯합니다.


편집하기.숲 주인이 아이들에게 자주 권하는 작업 중의 하나입니다.

화실에 흘러들어온 수많은 이미지들, 매거진, 화집, 신문, 갤러리 전시,엽서, 브로슈어가 나중에는 처치곤란 할 정도로 쌓입니다.

 그안에서 내 감각을 붙드는, 욕망을 건드리는 특별한 이미지를 골라내어서, 나만의 매거진을 만들어 보라는 미션입니다.

저도 해보려 합니다.




처음에는 타인의 시각, 보편적 욕망이었으나, 어느 순간 그림을 고르고 편집하는 시간이 빨라집니다.

다음 주에는 표출된 제 무의식을 해석하는 작업을 할겁니다..

눈을 감고 나의 아이디얼한 사랑을 같이 둘 수 있는 몽상...

소리와 음악까지 첨부 할 수 있는 편집이면 더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