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t

절과 성당

torana3 2016. 4. 8. 08:46

1. 제가 대학 다니던 무렵 어머니는 불교에 심취하셨고 신앙이 점점 더 열렬 해지고 있었습니다.

방학이 되면 아버지와 저를 이끌고 전국의 사찰을 순례 하셨는데,

유명한 큰 절 뿐 아니라, 문헌에나 겨우 나와 있는 작은 사찰을 물어물어 고생해가며 찾아 가기도 했습니다.


직지사 였던가 쌍계사 였던가,

어머니는 , 그 옛날 수행하던 스님이 뒷걸음으로 산을 오르면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절집을 짓고 부처님을 모셨을 거라고, 몸소 그런 제스춰를 해보이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망이 좋은 산 정상에 지은 법당에 들어가면 부처님 좌상 자리 근처에서 바깥의 경치를 봅니다.


 법당은 단지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참배하는 신도들을 위해

비 바람 가림 막 일 뿐이지, 불교의 신앙은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로 그 속에 놓여 있는 감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제 살던 어린 시절 고향, 집 뒤의 동산에 오르면  그리 멀지 않은 다른 편 야트막한 구릉에 수녀원이 있었습니다.

 흰 성당의 건물과 수녀님들이 일구던 작은 밭, 종소리와 노을 빛이 상상의 장소 였나 싶게   비현실적으로 기억 되는데,

제가 중학교 다닐때 친구가 암에 걸려 사경을 헤메일 때에 새벽에  성당의 마당에 있는 마리아 상 아래

' 제 다리 하나쯤은 가져가셔도 좋으니, 친구를 낫게 해달라고, 서툰 기도를 했었으니,

그 곳은 분명히 현실에 존재하는 곳입니다.

( 대학 다닐 때 해인사에서, 성철 스님 친견을 위한 삼천배를 하느라고 무릎관절이 탈이 났는데,

 속으로 그 기도가 생각나 잠깐 걱정 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성당을 찾는 일도 좋아합니다.

특히 시골 마을을 지나다 작은 공소를 보면   평화로운  안식의 장소로 여겨져  들어가 보고는 합니다.

절이 자연의 일부로 허공의 장소라면 성당은 확실히 집과 같은 안에 있는 공간입니다.

사람을 불러, 들어와 쉬게 하는. 절과는 다른 의미로 속세의 장소가 아닌 듯 합니다.


언젠가는  전국의 공소를 찾는 아이템으로 여행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천에 있는 청풍호 근처의 공소와 정방사 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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