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큰 줄거리는 무채색입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rough한 아우트라인 만으로 가능하며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다면
디테일을 조금 더하면 되는 것이고 상대적인 비교와 의미를 표현 하자면 음영을 넣어주면 될것입니다.
그러나 대개는 흐릿해서 그다지 눈을 끌지 못하는 배경과 같은...
보통 삶의 장면들은 그렇게 스쳐 지나갑니다.
영화 하나비에서의 장소들. 특징없는 도시의 도로와 골목, 옥상, 병원, 지하도, 폐차장, 경찰서, 심지어는 바닷가까지.
거기에서는 색깔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는 무채색의 벽처럼, 무미건조합니다.
그 안에서 진행되는 폭력, 살인, 그리고 피가 솟구칠 때, 그것은 붉은, 색이라기 보다는 강한 충격의 동작으로 감각됩니다.
색은 우리에게 선물입니다.
호리베에게 느껴지는 느린, 천천히 눈에 들어오는 꽃잎의 색상이나,
니시에게 주어진 아주 짧은 순간, 느꼈다가 이내 사라져버리는 불꽃이든,
색이 주어지는 시간동안은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누려볼 수 있습니다.
니시는 자신의 색을 없애고 분노와 폭력으로 무장하며
호리베는 고통을 느끼는 뇌가 사라지며 꽃잎의 색으로 바뀌어집니다.
오일 파스텔과 수채물감입니다. 오랜만에 색을 소위 ' 질러'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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