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수련 받을 당시에는 대학의 부속병원 외에는 대형병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본교 T.O에서 밀려나 2-300베드 정도의 중소 종합병원의 모집요강을 뒤져서, 취직을 해야 하는 2群에 속해 있던 저는
그래도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다행히 자리를 얻었습니다.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때문에
처음부터 곧바로, 대학병원의 레지던트에 돌아갈 어려운 시술, 잡이 바로 풋내기 인턴들의 몫이라,
마음먹기 따라서는 '의사'로서의 긴장된 역할 배우기는 더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 몇칠을 밤을 새고, 새벽 여명에 잠시 틈을 내, 부두가로 산책을 나갔던, 그시간들,
청춘의 고단함은 희미해지고, 감미로운 추억으로만 기억 됩니다.
그 해 여름쯤에 응급실을 맡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응급의학이라는 전문분야도 독립되지 않은 시스템이었고,
, 그 거친 항구도시의 사고들로 인해 매일 밤 100여명이 넘는 트라우마 환자들이 들이닥쳤고
인턴은 수술장에 박혀있는 외과 의사들을 욕먹어 가며 호출 하느라,
환자들의 독촉, 욕설, 때로는 기물 파괴까지 아수라장 속에서 반은 정신을 놓고 뛰어다니고,
숙련된 응급실 너스들의 솜씨에 감탄하면서, 뒤늦게 나타나, 그 흥분한 환자들을 가볍게 제압하는 선배들..
밀려오는 환자들이 뜸해지면, 그 황금 같은 시간에, 아, 그 당시 최고 인기 드라마인 사랑과 진실(김수현작)
을 볼 수 있던 행운이 얼마나 꿀 맛이었던가
드라마 ER을 보고 있습니다.
초기 시즌의 에피소드는 여러번 봐도 여전히 흥미진진합니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성격들로 인해 마찰도 많이 일어나지만, 촌각을 다투는 생명을 붙드는 진지하고도 열정적인 행위들을 수행하면서
그들의 인격을 더욱 성숙 시키는 과정이 15년이나 지속되는 이 시리즈에서 실감나게 묘사 됩니다.
닥터 그린의 배역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이타적 선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특성이 분명히 존재 한다는 것은, 안심이 됩니다.
이 드라마에서 미국의 의료보험시스템 하에서 엄청난 보험료와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일화들도 많이 소개 됩니다.
그래서 더욱, 현재의 의료체계를 바꾸려는 논의들이 우려됩니다.
의학이란, 아무리 최고의 신기술이 개발 된다해도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다루는 일,
병을 고쳐 주는 동시에, 그 절망의 시간들을 견디어 내는, 환자가 처한 모든 환경에 대한 고려를 해야합니다.
그것이 데이터에 의존하고, 화상 진료로 가능할 것인지,
기계가 놓치는 수많은 bias들을 어떻게 처리 할 것인지.
의사가 환자를 대면 하고 있으면서, 의료를 포기 할 수는 없습니다.
젊은 후배들이 병과 사람이 아닌 다른 선택을 놓고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하게 될 것인가..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그의 구루를 소개하는 챕터입니다.
.
1970년대 미국의 자유로운 방황에 심취하던 히피문화에 , enthusiasm, commitment, self- control 의 고대 인도의 dicipline을 소개하여
명상혁명을 일으켰다합니다 거대한 통계분석과 와 과학의 힘으로 운영되는 강대국의 시스템에서 개개인이 겪는 , 존재의 위기는
영적인 체험으로 구원 될 수 있음은 현재에도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맨위에 올린 사진은 광화문에서 , 여객선 침몰에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중인 사람들이 쳐놓은 천막의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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