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부터 L 과 냉전 중입니다.
주치의로서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상황이 그렇습니다.
L은 나이가 나의 막내 동생이나, 조카 뻘입니다. 몇 년동안 수차례 입퇴원을 반복해서 거의 병원이 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를 많이 좋아합니다. 어떤때는 숭배하는 듯, 제가 이상적 롤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저도 정이 가지요,
그런데 고약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망상적 적개심을 보입니다. 자기의 어머니에 대해 그렇고,
병동내에서는 참으로 헌신적이며 착한 직원에게 집요하고도 끈질긴 편집망상을 보여
능력있는 그 분이 지쳐서, 그만 두고 싶을 지경이라고 슬퍼 합니다.
아무리 가족이고 직업의식이 투철하다해도, 정신 병적인 공격은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급기야는 제가 그녀의 오해- 라고 표현했습니다- 에 대해 직접적으로 나무랐습니다.
교과석적으로는 망상을 그런식으로 다루어서는 물론 안되는 일이지요,
그러나 집요하고 지속적이며 굳건한 망상이, 다른 생물학적치료로 없어지는 일은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만성인 경우에는.
몇칠동안 저에게로 적개심이 옮겨 지는 듯, 분노를 표현 하거나, 다른 직원에게 호소 하고 다니기도 합니다.
사람을 극도로 미워하는 것은, 자신의 분노와 공격심을 던져놓을 대상이 필요하며 곁에서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이 희생양으로 선택합니다.
망상의 수준 까지 이르면 위험한 상황, 사건이 벌어 지기도 하지만,
아무리 환자라도, 감정이 번 아웃 되어 보여도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압니다.
저는 오래 알고 비교적 기본적 신뢰관계가 형성 된 경우, 그 망상에 직면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만 권 할 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어제, 주춤주춤 다가옵니다.
제가 관계망상이죠? 제 눈의 대들보는 못보면서 남의 눈에 티끌만 보는 것이지요?
라 하면서 사소한 피부 트러블을 호소 하고, 도움(화해)을 청합니다.
그녀가 망상이 없어졌다고 확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극복해야할, 숙제를 던져 주는 것. 이 참고 이해하고 받아 주는 것 보다 효과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김민정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본 중에 가장 아름답고 슬픈 그림입니다. 이번 여객선 참사에 누구보다도 분개하시고 슬퍼하셨습니다.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신 것을 제가 보내달라 부탁드렸고, 다른 사람하고도 공유하고 싶어 허락도 안받고 올렸습니다.
마음이가 공사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제가 불러도 힐끗 바라 볼 뿐 포크레인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마치 소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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