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t

Hubris 오만

torana3 2012. 3. 27. 09:13

추리물을 좋아 합니다.

코난도일의 셔록 홈즈 류 보다는 애거서 크리스트의 플롯에 더 끌리는 것은,

범죄자( 주로 살인자) 의 범행 동기의 절실함  때문인듯 합니다.

일본만화중  우리말 제목으로 소년탐정 김전일 의 케이스에서도 그런 소재가 많이 나옵니다.

 

살인자들은 순수하고, 깊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가,

  욕심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냉혈적인,

공분할 만한, 당연히 죄의 값을 치뤄야 만 할 그런 인물들을,  직접 응징하게 됩니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부터, 죄, 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파괴 해야만, 하고, 다른 생명으로부터 이득을  취함으로써 존재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선과 악의 혼돈 속에서 생겨나와서, 자신의 본성을 조절해 나가면서, 어느 쪽으로, 조금 더 경도 되는가의 차이 일 뿐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살아 가는 사람들, 그리하여 세상으로 부터 인정 받고, 또는 영웅시 되는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느낄 때, 그를 행동화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행동은, 이미 악의 속삭임에 이끌리는 것이며

타인에 대한 응징과 동시에, 자신 스스로도 인격이 황폐해지며  파괴되는, 결말을 맞을 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오만(hubris)입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세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들 (킹 리어,오델로, 멕베스와 햄릿) ,라스콜리니코프 가 그렇고

김전일의 수사가 끝난후, 복수의 희열에 들떠 자신을 잃어 버렸던 살인자들이, 무릎을 꿇으며, 절규하는 마지막 장면들...

 

사람의 마음에 떠오르는 감정들, 미움, 심판, 분별, 분노를 다 막을 수는 없을 것이나,

적어도 그 감정을, 소용돌이 치는 흙탕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면서 ,객관적으로 담담히 바라 볼 수 있어야 하며,

 

신발을 벗고, 머리를 조아리며, 나의 탓으로 돌리며 가슴을 치면서,

오체(五體) 를 던져 납작 업드리는 ... 종교적 행위가 그래서 필요한 것인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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