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마라도 유감有感

torana3 2011. 12. 7. 12:04

여행이란 그 당시의 상황, 기후, 동행자에 따라, 독특한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들의 주책맞은, 감정의 과잉은 비슷들 하겠지만,

저 또한, 아이들과의 여행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학회에 묻어가는 것이었지만, 제주도와, 마라도를 들렸던 것이,, 아이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그애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 보다는 낙관,  희망이나,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었던

가장 즐거웠던, 시간들, 그 가운데의 나들이 였습니다. 

 

아주 맑은  봄 날, 개발 되지 않아, 작은 학교와 바위투성이, 동네 사람이 기르던, 큰 토종견 한마리가,

뭍 손님들을 맞는 듯, 구경하는 듯, 따라 다니고, 애들은  잔잔한 푸른 물 빛 만큼, 티없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도.

 

그날 밤, 아이들이 잠든 사이에, 숙소에서 적었던 시입니다.

세속이라는 것이, 나에게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았던, 몽상 만으로 족했던 그런 치기稚氣입니다.

 

  마라도 유감

 

그것은 거북의 등이다.

 

석화된 검은 껍질의 다리가

바다의 물살을 움켜쥐고

등판에는 푸른 이끼가 덮히도록

해가 뜨고, 별이지고, 달이 이지러지는 오랜세월,

원시의 냄새 고스란히 머금은

 

더 이상은 아무것도 알 길이 없다 해도

세계란 단지 그만으로 족하다

 

                                       

바다에 솟은 큰 바위산, 오랜 잠에서 깨어나, 반짝 눈을 뜬, 그러나 그러고도, 오랜 시간, 그대로 있다가, 아주 느리게 움직일..

제가 이 그림을 참 좋아하는데, 평자들에게는 제 느낌이 전달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좀 섬뜻하다고도 하고,

귀가 달린, 강아지를 그린 것이냐고, 누군가 물어서, 저 급, 좌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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