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포는 예기치 않음. 심층의 , 표피 아래의 사건들입니다.
국민 학교 때 과학실에 세워져 있던 인체 골격의 모형 때문에 비오는 저녁 , 그 근처를 가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내장이 그려진 해부 도감이나 피부가 뚫리거나 갈라져서 흘러 나오는 혈액의 붉은 빛, 신체 절단의 그림들이 공포의 상징입니다.
정신적으로는 현실의 세계에서 통제 할 수 없는, 어두움, 숨은, 뒷쪽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폭력.
죽음과 같이 누구도 경험 할 수 없이 상상 으로만 존재하는 현상. 전설이나 악몽등이 공포를 유발합니다.
껍질이 벗겨져 드러나는 내부, 단단하게 고정 되지 않고 흐물거리는 액체상태, 위치가 뒤바뀜, 불안정한 자세,
침습해 들어옴.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들...
젊어서는(최근 까지도) 제가가지는 심미審美는 편협해서 고전적인 미의 방식과
안심할 수 있는 영역에서 웃음이나, 유머가 깃들여지는 것 까지만 미의 표현으로 허용했습니다.
심층의 어떤 것도 편견없이 수용해야만 할 정신을 다루는 사람으로서는 좀..곤란하지요.
영화 에일리언은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편도 보지 않았습니다.
잠깐씩 보이는 장면이 혐오 스럽다고 생각한 때문이지요.
현대적 의미의 엔지니어가 인류의 창시자. 프로메테우스 라는 관점이 흥미로워서 리들 리스콧의 최근작은 보았습니다만,
기거의 그림이 끌려서 에일리언 전작을 서취 중입니다.
보편적 의미의 아름다움이라는 조건이 단지 균형잡히고, 익숙한, 매끈하고 고정된, 겉껍질에 불과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눈을 가늘게 뜨고 흐릿하게 바라보는 학습된 시각의 이미지 입니다.
공포를 느끼는 것은 우리가 소유한 그 거죽이 손상되고 , 소멸에 대한 두려움으로
움추리고 피하고 소름 돋우며 맥이 빠르게 뛰고 통증을 느끼는 신경계의 혼란입니다.
두려움에 무감각 해지는 것이 나이들어 가는 징조인지...
찾아 보니 에일리언은 복잡하고 세세한 조건들이 있네요. 그저 몇가지 이미지 흉내내고 나머지는 제 마음 대로 그립니다.
유머가 가미된 상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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