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재앙처럼 여겨지던 많은 질환이 지금은 어렵지 않게 치료 가능합니다.
가장 현저한 의학의 발달은, 감염병, 전염병이며-신종 병원체가 겁을 주기는 하지만-
암조차도 , 어떤종류는 거의 평균 수명에 육박하는 생존을 기대 할 정도로
나날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연구 개발 되고 있습니다.
가장 더디고 어려운 것이 정신의 질환인 듯 합니다.
병의 기전,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약물치료는, 황홀할 만큼 엄청난 발달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병을 이해하고, 정책이나 사회적 시스템, 의료보장 역시 제가 수련을 받던 30년 전보다도 훨씬 인본주의적 접근이 가능해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인간은 덜 불안하고 덜 우울하며 행복감을 누릴 수 있게 되었을 까요,
정신증( 조현증이라 합시다) 환자의 발작은 눌러 질 수 있겠지만, 더욱 명료하게 사회적응이 가능해졌을까요
노인들의 노망- 치매는 이제 가족에 고통을 덜어 줄 정도로 많은 시설이 운영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품위있고 질 좋은 생의 마지막과 임종을 맞게 되었을까요.
아무리 좋은 약과 사회적 배려의 정책이 만들어 진다 해도, 점점 더 복잡하게 얽히고 교묘해지는 관계와 사회안에서
사람들은 절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력감, 고립 외로움은 (신경증에 대한 통계적 비교가 가능하지 않지만)
그 옛날, 원시적이며 비인간적인 사회 구조 안에서 느끼는 정도나 마찬가지 일겁니다.
아니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고통이 가장 큽니다.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으며 거기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당연 합니다.
그러니 마음의 병은 사라지지도 정복 되어 질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방식이 아직도 유용합니다.
말로 하는 치료Talking Therapy를 의학의 영역으로 도입 했다는 점이 프로이드와 이십세기 초반 정신 의학자들의 위대한 업적입니다..
그 이전에는 종교인들, 가족이나 부족과 같은 공동사회에서 이루어져 오던 자연발생적인 치유방식입니다.
세익스피어 시대에, 로미오와 쥴리엣, 어린 청춘들은 사랑을 이룰 수 없는 고통을 로렌스 신부에게 고백함으로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 선량한 신부는 말로 하는 치료에 한계를 느끼고 약물을 사용하여 결정적인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를 하였으나,
오히려 실패하고 맙니다( 비약이 심한가요, 아무튼 현대 정신과의사들의 딜렘마를 그도 느꼈을 거라 상상해봅니다)
아무튼...
말로 전하는 교감, 소통의 신비로움은 여전히 명약입니다.
그런데 들어 주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전에 비해 정신과의사의 수련 과정에서도 그 비중이 축소 된 느낌입니다.
의료 보장이 안된다는 이유도 크므로, 다시 종교가, 사회사업가, 자선, 봉사의 영역으로 돌아 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 의사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에게 말로 하는 치료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가
롹트 인 신드럼(Locked in syndrom) 환자 보비는 언어 치료사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적게 합니다.
치료사는 알파벳을 하나하나 불러 주면서 쓰고 싶은 단어의 철자가 나오면 눈을 깜박거립니다.
그렇게 한자한자 집어서 만든 책이 ' 잠수종과 나비'입니다.
육체가 잠수종안에 갖혀 꼼짝 할 수 없는데 그의 정신은 생명을 얻어 나비처럼 힘차게 날아 오를 수 있었습니다.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것.설사 회복이 불가능 하다고 여겨 질 때에도
의사가 절대 포기 해서는 안되는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말을 못하고 전신마비 되어 글도 쓸 수 없는 환자가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눈빛을 많이 기억 합니다.
우리글로는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철자를 하나씩 집어 주는 소통의 방식도 필요하다면 시도해 봐야 할 것입니다.
제인 그로스의 아트 테라피 그룹 치료중에 했던 그림입니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그래도 더듬거리며 말을 많이 하게 했었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제가 몰랐던 제 이야기를 찾아 내주었고 기억에 많이 남는 세션이었습니다.
숲의 아이들의 작품입니다. 이 아이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말을 건네 보고 싶은 그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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