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시리어스 맨

torana3 2010. 7. 13. 09:03

A Serious Man , 2009년 Coen 형제의 작품입니다.

Coen brothers 의 전작에서 그렇듯이 감독은 마치 심술궂은 신처럼, 주인공을 괴롭힙니다.

여지 없이, 조금의 희망도 암시 하지 않은 채.

교수인 래리는 연속되는 악재로 인해 동분서주 하지만 누구도 도와 주지도, 연민 조차 가지지 않습니다.

다들 자신의 쾌락과 이익에 따라 래리를 괴롭히기 만 할 뿐입니다.

랍비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 알쏭달쏭한 처방에 더욱 혼란 스럽기만 합니다.

성서의 욥이 연상되나, 그의 신화적 고난보다도 래리의 현대적 스트레스는 더욱 실감납니다.

 

영화의 시작에 주제를 암시하는 단편이 뜹니다.

한 농부가 눈오는날 저녁 기분이 좋아서 집에 도착합니다.

그는 아내에게 오는동안 마차의 바퀴가 빠졌는데 신의 도움으로  한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고 자랑합니다.

그의 이름을 말하자 송곳으로 얼음을 깨고 있던 아내는  놀라며 그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때 그의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 농부는 그 은인을 저녁식사에 초대 했던 것입니다.

그가 유령이라고 말하는 아내와 반신반의 하는 농부. 아내는 단호하게 손님의 가슴에 송곳을 꽂습니다.

유령인지 아닌지, 한참, 변명을 하던 손님의 가슴에서 드디어 피가 흐릅니다.

뭐라 중얼거리며 황황히 집을 떠나는 손님.

사람을 죽였을지도 몰라 두려워 하는 농부와 유령을 퇴치 했다고 안도하는 아내의 표정이 같이 잡히면서 화면은 정지 됩니다.

제목 처럼 뜨는 자막 " Receive with simplicity everything that happens to you"

 

다모의 작가 방학기의 한 사극 만화에서 이런 삽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길가에 장승 둘이 서있습니다. 한 나그네가 개울을 건너려는데 마땅히 디딜 데가 없자

장승하나를 뽑아 개울에 턱 걸쳐놓고 유유히 밟고 지나 갑니다.

뒤이어 다른 나그네. "어떤 몹쓸 놈이 이런짓을..." 하면서 쓰러진 장승을  제자리에 세워 놓습니다.

다른 장승이 분개하며 말합니다. 먼저놈에게 벌을주고, 나중사람에게 상을 내리게나.

이 장승이 대답합니다. 나는 나중 사람에게 벌을 내리겠네, 그래야 더욱 정성스럽게 제사를 올리고 우리를 보살 필 것일세...

 

신을 의식하는 심각한 (serious) 사람만을  신은 상대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불손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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