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 인간

torana3 2011. 7. 20. 09:20

 어린 시절 자라는 동안에 어머니, 아버지가 가 뭐라 지시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교과서에 밑줄을 그어 놓은 것이  하도 무성의한 형상이라 , 어머니가  물결 모양으로 밑줄 긋기를 시키신 적이 있으나,

워낙,  손재주는 둔하게 타고나서인지, 아무리 연습을 시켜도 잘 안되었고, 좀 짜증을 내셨던 것 같습니다만,

이내 포기 하시고 이후로는 신경 쓰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가 연필 깍는 법을 가르치셨는데, "  깍는 것이 아니라, 칼날을 대고 미는 느낌으로 해라"시며

 시범을 보이고 가르치려 하셨지만, 지금도 급한 성질에 이쁘게 깍는 것 못합니다.

글씨체가 엉망인 것도, 숙제가 하기 싫어 마지막 페이지만 슬쩍해서 검사만 맞는 수를 써도,

학교에 빠지고 싶어 꾀병을 부려도, 별 꾸중 없이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두분 다, 생각해야 할 일이 많으신 탓도, 또는 느즈막이 둔 아이를 양육하기가 힘에 부쳐서 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철저하게 훈련시키는 치열한 생존 경쟁의 시대라면, 저를 그렇게 방치 하셔서는 한 참 못난이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참견 당하지 않는 그러는 동안 저의 세계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 나고 있었습니다.

 

교보문고의 새로운 플래카드 문구. "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흔히 사람을 대할 때, 자기가 보고 있고 일면으로만 판단하고 대합니다만,,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 한 인간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의 마법에, 작은 가방안에 들어 있는 무수한 물건, 작은 텐트 안에 들어서면, 엄청나게 넓은 공간 처럼 말입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리게 걷자.  (0) 2011.08.02
Reality  (0) 2011.07.26
흰머리  (0) 2011.07.15
다른 길  (0) 2011.07.13
속도  (0) 201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