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실 저는 요리에 대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요리의 가장 큰 조건은 味感 이라는데, 어머니는 살림에 무관심 하셨으니
어려서 미식의 능력을 익힐 수 있는 경험이 없었습니다.
김장을 하시면 너무 짜서 한겨울이나 지나야 겨우 먹을 수 있었고,
한번쯤 맘먹고 요리를 하셔도 생각대로 되지 않아 화를 내시기도 해서 그냥 사양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그러나 평안북도에서 어린시절을 보내 셨으므로 큼직하게 빚어넣은 만두국은 일품이어서
대학 다닐때 겨울 방학에 귀향 하면 꼭 청해 먹고는 했습니다.
동지 팥죽도 잘끓이셔서 , 한 다라이씩 만들어 장독대에 내어 식혀 놓은 팥죽을
생쥐 풀 방구리 드나들듯 퍼다 먹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2. 어머니의 큰동생인 외삼촌은 머리가 좋으셔서 법학공부를 하셨는데 젊어서 결핵을 앓아
고시는 못하시고, 좀 불운한 편이셨는데, 어머니와 사이가 좋으셔서, 친한 친구 같았습니다.
그 외숙모가 요리를 잘 하셨습니다.
궁핍한 시대에 도너츠, 모찌, 찐빵 등 온갖 간식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이시고
명절이나 잔치 때는 떡으로 케익을 만드시거나 솜씨를 부려서 화려한 한 상차림을 해내셔서
감탄을 했었고, 겨울, 안방에서 뜨거운 물을 끓이면서 찹쌀 경단을 직접 익혀 팥이나 고물에
둘러 , 외사촌들이랑 새새끼처럼 받아 먹었던 행복한 기억도 있습니다.
3. 결혼을 해서 놀란 것이 시댁의 잔치 풍속입니다.
한번은 잔치 준비 하러 내려 갔는데, 큰 시누이가 앞으로 할일이 많으니 부치고 시작 하라며 파스를 주셨습니다.
그 후로 밀려오는 손님들..그것도 오는 대로 따로 한상씩. 뒷설거지나 허드레 일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 직접 잡은 돼지고기를 가마 솥 끓는 물에 즉석에서 삶아 먹었던 맛이며,
알아주는 시어머니의 음식솜씨및 특별한 요리를 익히고 ,
만들어 먹이는 즐거움등을 시집에 와서 배웠습니다.
아무거나 남이 해주는 음식은 다 좋은 저와 다른
이런 입맛에 길들여진 남편때문에, 소소한 다툼도 많았으며
아직도 솜씨는 어림 없지만,요리 관련 T.V 프로나 만화, 영화를 아주 즐겨 봅니다.
Bavattes feast 와 Like water for chocolate 이 두 영화를 좋아 합니다.
후자는 달콤 쌉싸름한 초코릿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 민음사간 소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