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다

torana3 2017. 7. 13. 09:15

새로 오신 동료분(저보다 높은 연배십니다) 께 좋아 하시는 일이 뭔지 물었습니다.

"수다' 하고 까르르 웃으십니다.

지내고 보니 스포츠 만능에 의과 대학 시절에는  산악부로 암벽 등반도 하셨고, 오래 개원해 있다 쉬었던 최근에는

퀼트에 자수 요리도 배우셨고 어려서는 발레를 하셨답니다. 삼천배 용맹 정진도 몇차례 하셨으며 맏이다운 어른 노릇도 평생 하신 듯 합니다.

어제는 점심시간에 동네 산책중에 어떤이가 동사무소의 위치를 묻자 지나온 길을 가리키며 '저쪽'이라  냉큼 답하십니다.

저는 2년 가까이 이근처를 다녔는데도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초행길에 눈썰미가 대단하여 또 놀랩니다.

 

어떤 주제에도 당신이 연관되어 있으며, 지금 껏 같이 알 수있는 지인도 열을 꼽습니다.

그러니  그 분의 이야기 주제는  무궁무진 하여 과연 수다의 달인이십니다.


덕분에 요즘, 틈틈히 우리들의 좋은 시절( 벨 에포크)로 시간여행을 합니다.

박완서의 싱아나 푸르스트의 홍차에 적신 마들렌 처럼 까마중 열매를 매개로 어린시절을  추억합니다.

퇴근 길에 내려야 할 지하철 역을 두번이나 놓치고 나온 곳이 마포 어디쯤이라 당황했었다는 제 사소한 사건으로,

그 분이 어린 시절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가 살았다던 합정동과

우리아이들이 유치원을 다녔던 시절의 성산동 아파트 이야기로 넘어 갔다가

 의과대학 시절과 여의사라는 차별이 너무도 당연하여 열악한 환경을 오기로 버티며

집과 직장을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살아온 3-40대의 이야기들,

그리고 지금, 여전히 세상의 모든 고민을 우리가 해결해야 되는 것 처럼, 전투 무장을 풀지 않고 긴장하며 살고있는

현재 까지 ....

" 후회 할 것 아무 것도 없더라,,," 는 위안으로 결론 내며  수다를 마칩니다.


아직도 제가 앞으로 겪어야 할 task를 끝낸 윗사람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그분 들이 말하는 " 아 괜찮아,  지나면 다 돼게 되있어.."

정말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 때 그 시절, 소소한 걱정거리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때도 지금 만큼  짐은 무겁기만 했었습니다.


 We all fear death and question our place in the universe. The artist's job is not to succumb to despair, but to find an antidote for the emptiness of existence.

누구나 죽음이 두렵고 우주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지만 작가는 그 절망에 빠지기보다는 존재의 허무함에 대한 해독제를 찾아 줍니다.

 Nostalgia is denial - denial of the painful present... the name for this denial is golden age thinking - the erroneous notion that a different time period is better than the one one's living in - it's a flaw in the romantic imagination of those people who find it difficult to cope with the present.

향수는 고통스러운 현재를 부정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황금시대를 생각합니다.

다른 시대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재를 부딪히는 것이 어려워 사람들이 로맨틱한 상상속으로  몰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 둘다  미드나잇 인 파리 의 대사입니다.



                         물만    주면 저 혼자 잘 자란다해서 키우던 아이비가, 그만 시들시들 한뭉큼이 죽어 버렸습니다. 살아 난 한쪽을 다시 잘 키워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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