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아침, 장미에 대한 小考

torana3 2013. 11. 25. 11:43

1. 아침, 거리는 우울한 회색 그림자로 덮히고, 떨어진 낙옆은 젖어 도로 한편으로 밀쳐져 있습니다.

빗방울이 차갑기는 해도 우산 펼쳐들...려다 맙니다.

 좋은 계절은 너무 빨리 지나쳐 버리고 , 마음 단단히 먹고 대비 해야 할 그런 날들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2. 주 초이며, 이른 아침 시간이라 꽃시장에 들러 봅니다.

그 어여쁜 자태가 , 마치 공장에서 나온 물건 들처럼, 채곡채곡 쌓여 있습니다.

장미 몇송이 집어 듭니다.

꽃잎이 우아하게 말려 있고 빛깔도 어린아이의 살갗처럼 부드러우며, 깊은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3. 순정만화는 무협지처럼, 일정한 구도로 진행됩니다.

소녀, 어린아이의 중성적인 천진함을 지닌, 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생각지도 못한 주변의 인물에

사랑의 느낌을 갖게 되며, 당황하고, 애닯고, 그리워하다가, 성숙mature에 이르는 주제들입니다.

매번 똑같은 이야기들이, 왜 여성들에게는 매번 비슷한 설레임을 갖게 하는가...

 

4. 요즘 , 포털 사이트 마다, 헤드라인에 매일 뜨는 드라마, 응답하라... 를 본 덕분입니다.

어린시절 부터 줄창 보아온 이야기들, 대개는 여성 작가들이 쓰는 이야기라, 너무도 익숙한 주제인데

같이 보던 남편은, 도대체 왜 그런 드라마가 그리 선풍적인 인기인지, 참다가 투덜 거립니다.

 

5. 그러나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처럼, 그리 극적인, 갑작스런, 감정의 변화는 아닐지라도,

그 나이, 그 시기에, 우리가, 내 삶의 대부분을 같이 할 반려로 선택 하는,

그렇게 아름다운 수사도, 그림처럼 예쁜 모습이거나, 음악같은 그런 표현은 아닐지라도,

얼마나 열중하면서, 봉오리를 피어 냈는가,

그때는 그랬었습니다...누구나.

 

6.

늙은 겨울 나무가 그들에 무관 한 것 처럼,

아무리 되돌려 떠오르려 해도, 아득하기만 한 그 시절이 내 것이 아닌것처럼,

그 나이를 살아 가고있는 현재가 나입니다.

 봉오리bud 가 열매를 맺고ripen 수확이 끝나버린, 지금도 괜찮습니다.

보잘 것 없어지는, 보여지는 것을 체념하면서,

 이루려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는,

번뇌를 기필코 끊어내는 일은 , 어렵다는 것을... 이제 보이려고 합니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두려워 떠는 약한 이들에게,, 그래 나도 그래... 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성숙이란 그 화려한 결실에서 끝나 버리는 것이아니라, 더 익고, 익어 결국은 존재가 다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의식의 끝 무렵이 아닌가